'경북대 의대 편입 전형' 만든 과정 들여다보니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전경. 대구=백경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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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정호영 '청탁' 가능성 제기…“교수 명단 공개하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아들이 경북대 의대 편입에 합격한 ‘2018학년도 지역인재 특별전형’을 신설한 데는 경북대 의대 교수 10명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해당 교수들의 명단과 회의 내용 등 자료를 제출해 이른바 ‘청탁’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경북대는 20일 중앙일보에 정 후보자 아들이 합격한 의대 학사 편입학 지역인재 특별전형 신설 계기와 과정 등을 밝혔다. 정 후보자의 아들(31)이 2017학년도 의대 편입 일반전형에는 불합격했지만, 이듬해 도입된 지역인재 특별전형을 통해 합격한 경위를 둘러싼 의혹이 연일 이어진 데 따른 설명이다.
경북대에 따르면 당시 경북대 의대 교수 10명으로 구성된 ‘입학전형위원회’가 편입학 전형 계획을 수립했다. 이후 입학전형위는 편입 전형 초안을 경북대 ‘대학입학전형위’로 넘겼다. 대학입학전형위는 의대뿐만 아니라 전체 학과의 편입 전형에 대한 심의를 담당한다.
이후 각 단과대의 학장 등 간부 33명으로 구성된 학장회의에서 이 안을 검토한 후 대학 총장의 결재를 받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편입 전형안을 제출했다. 경북대 관계자는 “경북대 의과대학에는 다른 단과대학과 달리 별도의 입학전형위가 있어 올해 편입학 전형을 어떻게 진행할지 초안을 만드는 작업을 한다”라고 말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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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특별전형 신설에 참여한 의대 교수들을 전수조사해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 교수 중 정 후보자의 측근이 포함됐을 경우 특별전형 신설에 대한 청탁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빠 친구로부터 구술 만점을 받은 딸, 같은 스펙으로 불합격이 합격으로 바뀐 아들 등 파면 팔수록 의혹 투성이”라며 “문제가 없다면 특별전형 신설의 시작이 된 입학전형위 구성과 회의록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해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종윤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 19일 특별전형 신설 논란과 관련해 “특별전형을 새로 만드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영향을 미친 사람이 누구인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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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경북대 측은 지역인재 특별전형 신설 당시 참여했던 교수 10명의 명단은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북대 관계자는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명단을 공개하기는 어려운 입장”이라며 “지역인재 특별전형을 마련할 당시 총 4번의 단계를 거쳤기 때문에 경북대병원장이었던 정 후보자가 개입하기는 힘든 구조였다”고 말했다.
경북대는 또 ‘정 후보자 아들을 위해 대구시 공문이 오고 18일 만에 특별전형을 초고속 신설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당시 편입 전형안 의논이 시작된 날짜는 3월 2일로 기록돼 있고, 최종 마무리된 날짜는 4월 28일이어서 특별전형 신설에 거의 2개월이 소요됐다는 입장이다. 대학 측은 “전년도인 2016년도에도 2월 25일 교육부 공문을 받은 후 4월 15일 절차가 마무리되는 등 2개월가량 걸렸다”고 했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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