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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이창용 “인기 없더라도 금리 시그널 통해 물가관리 전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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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총재 후보자 인사청문회

통화정책 완화 정도 속도조절

성장 모멘텀 훼손 안되게 유의

가계부채, 금리정책 만으로 한계

범정부 TF 만들어 해법 찾아야

文정부 세제로 부동산 잡기 문제

대출규제 완화 점진 추진 바람직

인사청문보고서 표결 없이 채택

세계일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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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금리정책을 통해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다방면에서 면밀히 조율하기 위해 소통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대내외 역량도 강화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이 후보자는 “성장 모멘텀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의하면서도 물가안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한 속도로 조정하고, 이를 통해 가계부채 연착륙 등 금융안정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최근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0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물가 상승 국면에 대해 이 후보자는 향후 1~2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그동안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를 통해 전 세계에 풀린 유동성이 미치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드디어 오기 시작한 상황”이라며 “소비자물가는 원자재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상당 기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의 물가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 요청에 “경기가 크게 둔화하면 그때그때 조율하겠지만, 물가 상승 심리(기대인플레이션)가 올라가고 있어 인기는 없더라도 시그널을 줘 더 크게 오르지 않도록 전념하겠다”고 답했다.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한은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금리 상승을 통해 (물가를) 잡으려고 시그널을 미리 주지 않으면 기대인플레이션이 더 올라갈 수 있다”며 “선제적으로 금리 시그널을 줘서 기대심리를 안정시키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지금까지는 맞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빅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앞으로 물가가 얼마나 빨리 올라갈지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세계일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9일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 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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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부동산과도 관련돼 있어 금리로 시그널을 주는 건 중요하지만 한은의 금리정책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며 “가계부채가 1~2년 사이 증가한 게 아니라 7~8년 꾸준히 증가한 만큼 범정부 TF(태스크포스)를 만들어 구조·재정·취약계층 문제 등을 고려해 종합적 솔루션(해법)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제안했다.

이 후보자는 민주당 김태년 의원의 ‘차기 정부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대출 규제 완화와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가 가계부채에 대한 영향’ 관련 질의에 “새 정부의 LTV 완화 정책은 첫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에 한정되기 때문에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나머지는 부동산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게 원칙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김수홍 의원이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한 것으로 보는가’ 질문에는 “실패라는 용어는 너무 강하다”며 “세제를 통해 특정 지역의 부동산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전제가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부동산 정책의 목표는 서민의 주택 안정과 주택 공급”이라며 “강남 지역의 안정화를 정책 목표로 삼으면 부작용이 너무 크다”고 덧붙였다.

이날 청문회는 물가와 금리정책 등의 사안을 중심으로 정책 질의가 주로 이뤄지는 분위기였다. 다만, 국민의힘 서일준 의원은 “문재인 정권의 ‘마지막 알박기 인사’라는 지적이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과 사전협의 없이 이 후보자를 지명한 것에 대해 비판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정부와의 소통 노력도 강조했다. 그는 “정부와는 건강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경제정책 전반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소통하고 조율하겠다”고 말했다. 한은 조직의 문제점 및 개선 방향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의 질문에는 “내부적으로 경쟁이 필요하고, 본인들이 한 역할에 대해 직급과 관계없이 명확한 크레딧을 받음으로써 더 열심히 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기재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표결 없이 채택했다. 한은 총재의 임기는 4년으로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김준영·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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