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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달러만큼 안전하고, 수익률은 비트코인 추월?…누구냐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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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우리는 코드를 믿는다." 기독교의 '우리는 신을 믿는다'에서 신을 코드로 바꾼 이 말은 블록체인 신봉자들의 표어다. 알고리즘을 통해 사회의 구성 요소들을 구현하려는 시도는 최근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각국 중앙정부와 블록체인 커뮤니티가 요즘 맞붙고 있는 곳도 그렇다. 고정된 액면가를 유지하며 발행되는 현대식 화폐에서도 블록체인과 기존의 금융이 맞붙고 있다. 신구 권력이 맞붙는 곳엔 사람들의 관심이 몰린다. 관심이 몰리면 돈도 몰린다. 투자자들에겐 기회가 된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에 대한 국제적 경제제재가 결정됐던 시점에 급등한 코인 '웨이브'가 이를 방증한다. 지난달 28일 웨이브는 하루 만에 56%나 올랐다. 2월 가격인 1만1000원에 비하면 7배 이상 오른 7만8900원까지 갔다.

수많은 사람들은 웨이브가 러시아 사람이 만든 코인(창시자는 추후에 우크라이나 출신이라고 밝혔다)이자 '러시아의 이더리움'이기 때문에 올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실상은 조금 다채롭다. 웨이브의 주요 인기 비결은 스테이블 코인이다. 웨이브는 웨이브플랫폼에서 사용되는 스테이블 코인 뉴트리노(USDN)를 갖고 있다. 웨이브를 담보로 1달러의 가치가 유지되는 USDN이 발행된다. 웨이브의 상승 뒤엔 사실 스테이블 코인이 있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스테이블 코인의 시작은 테더


스테이블 코인은 표시한 코인의 가격이 거의 변동하지 않고 안정된 가상화폐를 뜻한다. 말대로 가치가 고정된(스테이블) 코인인 셈이다.

스테이블 코인을 만드는 법은 다양하다. 가장 유명한 건 오래된 스테이블 코인 '테더(USDT)'다. 테더는 1달러당 1테더가 발행되는 식이다. 테더 발행사인 '테더리미티드'는 테더 1개를 발행하고 이를 1달러와 교환해 주는 방식으로 가격을 유지한다. 테더가 등장한 배경은 단순하다. 예컨대 해외거래소에선 한국의 원화로 코인을 구매할 수 없다. 달러를 구해서 해외거래소를 이용하는 것도 외환법 등으로 어렵다. 한국 투자자들은 보통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한국에서 구매해 이를 해외거래소에 보내서 사용한다. 그런데 코인은 가치가 시시각각 변해서 전송 중에도 가격이 오르내린다. 이때 가치가 고정된 테더를 사면 모든 게 해결된다. 다양한 국적과 법령을 적용받는 투자자들의 좀 더 자유로운 코인 투자가 테더가 등장한 목적이다.

다양한 형태의 스테이블 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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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테더 이후 다양한 대안의 스테이블 코인이 등장했다. 테더와 비슷한 원리지만 투명한 감사를 받겠다는 'USDC'나 가상화폐 담보 스테이블 코인 다이(DAI),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 '테라' 등이 그것이다. 코인 담보 스테이블 코인의 대표 격인 다이의 원리부터 살펴보자. 다이는 메이커(Maker)라는 코인 담보 대출 시스템을 통해 발행된다. 담보비율은 최소 150%다. 최소담보비율로 이더리움을 맡기면 이를 담보로 1달러의 가치를 갖는 1다이가 발행된다. 현재 이더리움이 3000달러 정도니, 지금 맡기면 2000달러 상당인 2000다이를 받는 식이다.

가장 유명한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은 '테라'다. '테라'는 가격이 변동하는 '루나'라는 코인과 함께 쌍으로 존재한다. 루나는 테라의 가격 안정성을 유지하는 핵심 수단이다. 테라프로토콜은 루나를 보유한 사람에게 테라 사용 수수료를 준다. 테라가 많이 사용될수록 루나의 가치도 오른다. 이런 상황에서 테라는 루나를 담보로 발행된다. 테라의 가격을 유지하는 메커니즘은 다이와 비슷하다. 따라서 테라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루나 가치는 오르고 루나 가치가 오르면 테라 발행량도 늘어나는 구조다.

스테이블 코인의 플랫폼 코인에 투자하라


투자 관점에선 스테이블 코인이 조금 가능성을 보일 때마다 해당 플랫폼이 큰 이득을 가져갈 수밖에 없다. 스테이블 코인에 관심이 생겼다면 이를 품고 있는 플랫폼 코인을 눈여겨봐야 한다.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거대한 성장을 보여준 스테이블 코인의 대표주자인 테라를 보유한 루나나 스테이블 코인 출시를 선언하며 하락장에서도 연일 가격 상승을 이어오는 니어프로토콜, 웨이브 등이 대표적이다. 카바(KAVA)와 같은 코인들도 인기다. 루나의 경우 업비트는 BTC마켓에만, 빗썸과 코인원에는 원화마켓에 상장됐다. 루나는 비트코인이 올해 들어 약 10% 상승하는 동안 20% 가까이 상승했다. 니어프로토콜은 업비트에만, 웨이브는 업비트와 빗썸에 있다. 카바는 업비트와 코인원에서 원화로 투자할 수 있다. 이달 시초가에 사서 최고가에 팔았다고 가정하면 니어프로토콜은 53.0%, 카바는 19.3%의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전체적인 코인 약세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수익률이다.

디파이는 조심, 제도화는 투자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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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테이블 코인이 인기 있는 것은 디파이를 통한 강력한 이자 보상, 그리고 CBDC 등을 통해 불붙은 결제시장 전쟁 때문이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코인을 담보로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면 담보에 대한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또 스테이블 코인을 다양한 금융상품에 예치만 해도 해당 스테이블 코인이 활용되는 플랫폼에 유동성을 지급해 줬다는 감사의 표시로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스테이블 코인 인기의 다른 하나는 법정화폐에 대한 도전이다. 자본시장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스테이블 코인의 시가총액은 2020년 3분기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해 지난해 12월 기준 약 1300억달러(약 159조원) 규모로 확대됐다. 주요 스테이블 코인의 거래 규모는 지난해 2분기 11조8000억달러(약 1경4484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200% 이상 증가했다.

스테이블 코인은 안정된 가치를 활용해 결제시장에서 보다 적극적인 활용이 가능하다. 금과 은을 실제로 거래하는 데 잘 사용하지 않듯,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은 가치 저장 수단으로 남겨두고 이를 기반으로 발행된 가치가 일정한 스테이블 코인으로 결제를 하는 식이다. 사실 세계 각국에서 발행하려는 CBDC도 근본적으로는 같은 논리다. 국가가 보증하고 법정화폐의 고정된 가치를 갖는 코인을 발행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지금 스테이블 코인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다만 디파이 플랫폼의 경우 일종의 다단계와 비슷한 모습을 보여 뒤늦게 투자할수록 손해를 보는 경향이 크기에 이를 구동하는 스테이블 코인도 함께 타격받을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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