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영 금통위원회 의장 직무대행이 1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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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와 곡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국내 고물가 흐름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당국의 유류세 인하 확대와 0% 할당관세 적용 품목 확대 등 대책과 함께 통화당국도 금리 결정에 대한 배경과 향후 기조를 대중에게 적극 설명해 기대인플레이션율을 완화시켜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어윤종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14일 한국경제학회가 국민경제자문회의와 공동으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전환기 경제환경 변화와 지속성장을 위한 한국 경제의 과제’ 정책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어 교수는 “지출목적별 물가지수를 분석한 결과 최근 물가 상승은 교통과 음식·숙박 등 부문에서의 높은 추세 인플레이션에 의한 것이며, 이런 흐름은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3월 소비자물가에서 지출목적별로는 교통(12.7%), 음식·숙박(6.5%) 등에서 1년 전보다 크게 올랐다.
추세 인플레이션(물가 오름세)은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같은 일시적 요인을 제거하고, 크게 12개로 분류되는 지출목적별 물가지수를 대입해 모형분석한 결과값이다. 이 값은 향후 1년의 물가 상승률 전망치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어 교수는 설명했다. 어 교수는 “모형분석한 결과 올 1분기의 경우 물가 상승률이 3.73%인데 이 중 추세 인플레이션이 3.44%로 나타났다”며 “유가와 곡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국내 교통과 음식·숙박 등 물가를 지속적으로 끌어 올린 것으로 분석되는데, 이러한 영향이 다른 부문으로 전이되지 않게 부문별로 물가 안정 정책을 펼침과 동시에 적극적인 통화 정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연 1.25%인 기준금리를 1.50%로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4%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금통위는 “올해 상승률도 2월 전망치(3.1%)를 크게 상회할 것”이라며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에너지 제외)도 상당 기간 3% 내외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어 교수는 한은의 금리 결정에 대해 “통화당국의 금리 인상 등 인플레이션 대응은 정책 시행 시점과 효과 발생 시점까지 6개월에서 1년까지 시차가 존재한다”며 “때문에 지속적인 물가 변화에 기반한 추세 인플레이션을 봐야 효과적인 대응책을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어 교수는 아울러 물가대응 방안으로 “유류세 인하 확대 등 당국의 개별적인 물가안정 방안도 중요하지만, 한은이 금리 인상 배경과 향후 기조를 대중에게 적극적으로 설명해 기대인플레이션을 완화시키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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