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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세계와 손잡는 K팝

윤제균 신작 주인공은 가상 K팝 그룹 ALL4U...‘K팝며드는’ 할리우드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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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메이의 새빨간 비밀'에 나온 K팝 그룹 캐릭터.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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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제균 감독이 할리우드 프로듀서와 손잡고 만드는 대규모 K팝 영화 ‘케이팝: 로스트 인 아메리카’(가제)의 세부 윤곽이 드러났다.

지난해 8월 CJ ENM은 ‘국제시장’ ‘해운대’의 천만 감독 윤제균과 할리우드 영화 ‘인터스텔라’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을 만든 유명 제작자 린다 옵스트와 함께 K팝 소재 글로벌 영화를 만든다고 발표했다. 영화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시나리오 작업 중인 이 영화의 주인공은 글로벌 진출을 앞둔 가상의 5인조 아이돌 그룹 ‘ALL4U’. 한국 내 인기에 힘입어 미국 뉴욕의 공연성지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꿈의 무대를 갖게 된 이들은 뉴욕행 비행기를 탔다가 그만 텍사스 시골 마을에 도착한다. 공연까지 남은 시간은 이틀. 무일푼에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미국에서 뉴욕으로 향하는 ALL4U의 청춘 음악 로드무비가 펼쳐진다.

K팝 스타뿐 아니라 할리우드 배우와 미국 팝음악계 가수들도 캐스팅할 예정이라고 한다. CJ ENM이 지난해 배포 자료에서 ‘대규모 프로젝트’ ‘전 세계적 화제작’임을 거듭 강조한 만큼 제작비도 역대급 규모일 것으로 점쳐진다. 지금까지 CJ ENM이 가장 많은 제작비를 투입한 작품은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순제작비 3876만 달러)다.



틱톡 K팝 영상 92.8%는 해외서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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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저스티스 리그'에 주인공 배트맨(벤 애플렉) 뒤로 블랙핑크 뮤직비디오가 보인다. [사진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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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은 제작 배경으로 “K팝과 한류 콘텐트에 대한 전 세계의 높은 관심과 다문화주의 트렌드”를 꼽았다. K팝이 글로벌 시장에서 빌보드 차트를 오르내리는 주류 음악으로 편입된 데 따른 현상이다. 지난해 11월 쇼트 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 집계에 따르면 틱톡 내 K팝 영상 수는 지난해 1~9월 9787만건으로 3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었다. 이 중 92.8%는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생성됐다.

할리우드 스튜디오들도 K팝의 인기를 주목하고 있다. 세계적 콘텐트 공룡 월트디즈니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콘텐트 및 개발 총괄 제시카 캠-엔글은 “K팝 스타가 프로그램‧쇼에 출연하는 것만으로 상당한 마케팅 가치를 끌어낼 수 있다”고 지난달 중앙일보와 화상 인터뷰에서 말했다.



K팝 러브콜 잇따르는 디즈니 "상당한 마케팅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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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웍스 애니메이션 '트롤: 월드 투어'에서 레드벨벳이 목소리 연기와 가창을 맡았다. [사진 유니버설 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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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OTT 플랫폼 디즈니+에 공개된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메이의 새빨간 비밀’에는 한국인 멤버 ‘태영’을 포함한 다국적 5인조 보이그룹 ‘4타운’이 주요 캐릭터로 나온다. 디즈니에 따르면, 중국계 미국인인 도미 시 감독은 “학창시절 내가 푹 빠졌던 2PM과 빅뱅 등 아이돌 그룹을 모델로 했다”며 K팝 영향력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도미 시 감독은 샤이니의 ‘링 딩 동’ 커버 댄스 애니메이션을 만들기도 했다. 또 다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파이 지니어스’(2019)에선 톰 홀랜드가 맡은 주인공 캐릭터가 ‘한국 덕후’로 나와 한류 드라마 장면과 트와이스의 ‘녹녹(KNOCK KNOCK)’ 등 K팝이 곳곳에 등장한다. 실제 K팝‧영화 팬인 닉 브루노, 트로이 콴 감독의 취향이 녹아난 것이다.

드림웍스의 음악 애니메이션 ‘트롤: 월드 투어’(2020)에는 걸그룹 ‘레드벨벳’이 아예 영화 속 K팝 트롤 역할을 맡아 목소리 연기와 노래를 펼쳤다. 지난해 개봉한 마블 최초 아시아계 히어로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OST 앨범에는 자이언티, DPR LIVE, DPR IAN, 비비 서리 등 아이돌이 아닌 한국 뮤지션이 대거 참여하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은 ‘분노의 질주: 디 오리지널’(2009)에 동방신기 ‘Rising Sun’이 삽입되고,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르의 펭귄’(2013)에 원더걸스 ‘노바디’가 패러디되는 등 특정 인기 K팝 곡이 할리우드 영화에 간헐적으로 나와 화제를 모았던 과거와 다르다. 글로벌 무대에서 각광받는 K팝의 영역이 더욱 넓어지리란 전망도 나온다.



"K팝, 미국서 현대적 힙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이대화 음악평론가는 “문화계 전반에서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해외 음악신에서 새로운 흐름이 별로 없다. 사실상 정체 상태인데 그들 입장에서 신선한 흐름이 필요한 때에 한국에 대한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우리에게 기회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대 음악평론가도 “미국 문화에서는 일정한 시기를 두고 한 아시아 국가가 전체 아시아의 대표성을 갖는 경우가 있는데 과거 중국·일본이 아시아적인 것, 특이한 것, 신비적인 것을 내세웠다면 K팝은 현대적이고 힙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 점을 노린 마케팅적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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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프로듀서와 손잡고 K팝 영화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리는 윤제균 감독 [사진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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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기자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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