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속도조절론?…지금이 민주당에 마지막 기회"
6·1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달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에 맞설 수 있는 결기 있는 후보가 본인이라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안 의원이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국회=이선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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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이재명 팔이'를 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이재명이 시작한 경기도를 완성하려면 이재명처럼 추진력과 돌파력을 갖춘 후보가 지사가 되어야 한다는 거죠. '샌님' 같은 후보들은 이재명의 정책을 승계하기 어렵습니다. 안민석이 완성해야 합니다."
1966년생 안민석 경기도지사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경기 오산시·5선)는 의정 생활의 가장 큰 원동력이 '불의를 못 참는 기질'이라고 고백했다. 안 후보는 17대 국회서부터 경기 오산을 맡아온 '5선 중진' 의원이다.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시킨 이른바 '최순실(최서원) 국정농단 게이트'를 끈질기게 추적한 의원으로도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른바 '최순실 은닉재산 300조', '(故 장자연 사건 관련 증인) 윤지오 관련 책임론' 등을 거론하며 안 후보를 비난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여러 차례 해명했음에도 해당 사안에 대해 앞장서 목소리를 높였던 과거는 안 후보에게 그림자처럼 붙어있다.
그는 인터뷰가 시작되자마자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부터 밝혔다. 안 후보는 "저에 대한 모든 구설수는 '국정농단'과 연관돼 있다"라며 "국정농단에서 역할을 하지 않았다면, 보수 집단들이 저를 공격할 이유가 없다. 이들의 목적은 '안민석은 허풍쟁이' 프레임을 만들어서 국정농단도 다 조작이고 거짓말로 만들려는 것이다. 이것이 본질"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5선 의원인 그가 이번에 경기지사 선거에 도전하는 이유는 뭘까. 안 후보는 자신이 '야만의 시대(윤석열 당선인의 차기 정부)'에 맞설 수 있는 '결기' 있는 리더이기 때문이라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5년 만에 정권을 내주면서 비상사태를 맞은 민주당에 전 대선 후보가 맡았던 경기지사 자리에는 이른바 '검찰 공화국'을 저지할 강한 광역자치단체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더팩트>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안 후보를 만나 경기지사 출마 이유, 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추진에 대한 의견, 단일화 관련 생각 등을 물었다. 다음은 안 후보와의 일문일답.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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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지사 출마 이유는 무엇인가.
국민의 절반이 지금 (대선에 져서) 절망에 빠져 있지 않나. 또 한편으로는 지방선거에서 다른 건 몰라도 '경기도만은 꼭 지켜야 한다'라는 (이 고문 지지자들의) 갈망이 있다. 절망과 갈망의 순간에 '강함이 필요한 순간'이 된 거다. 그래서 (국민들이) 안민석을 쓰실 때가 되었다는 그런 판단을 하고 있다. 지금은 전시(戰時)다. '야만의 시대'에 윤석열 권력과 맞설 수 있는 야권의 강한 리더십, 결기 있는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다른 후보들은 '샌님들'이다. 샌님들이 윤석열 당선인의 정권, '검찰 공화국'에 맞서는 야권의 지도자가 될 수가 있을까? (아니라고 본다.) 그분들은 안정과 평화 시기인 '다음 기회에'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안 의원은 '최순실의 은닉재산 규모가 300조 원'이라고 자신이 주장했다는 내용은 극우 진영에서 날조한 '가짜뉴스'라고 했다. 그가 "미국 정부는 1976년부터 박정희의 통치자금을 조사했고, 1978년 미 의회 프레이저 위원회가 발간한 보고서는 박정희 통치자금 규모를 8조 원으로 추산했다. 이것이 현재 300조 원 규모에 해당한다"고 한 내용을 일부에서 마치 자신이 '최순실의 은닉재산이 300조'라고 말한 것처럼 와전됐다는 것※
저는 2014년 4월 7일 가장 먼저 최순실·정유라 이름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냈고, 이른바 '승마 공주(정유라의 이화여대 입시 부정) 사건'을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포폰, 최순실 독일 은닉재산 조사 등 약 1000일 동안 국정농단을 밝히는 숱한 일을 했다. 그것이 도화선이 돼서 촛불혁명이 일어났고, 박근혜 정권이 몰락했다. 그리고 문재인 정권이 수립됐다. 이 일을 해낸 정치인이 '피투성이'가 될 수밖에 없는 거다. 제가 국정농단에서 역할을 하지 않았으면 그런 구설수도 없었을 거다.
안 후보는 자신을 둘러싼 국정농단 구설수에 관해 이야기하며 "보수 집단이 저를 '안민석은 허풍쟁이'라는 프레임에 가두는 것"이라며 가짜뉴스에 대해 해명했지만, 오해가 풀리지 않는 것에 대해선 애석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선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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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오 씨와 관련해서는, 윤 씨가 활동 중 국민들에게 자신을 도와달라 이야기했고, 민주당 지도부 차원에서도 도와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 도움을 제가 주게 되면서 '화를 당한' 것이다. 제가 윤지오 씨를 캐나다에서 데리고 왔다는 '입국 기획설'도 가짜뉴스다.
-김동연 전 새로운물결 대표를 제외한 조정식·염태영 예비후보와의 '3자 단일화'를 요청했다. 단일화 요청 이유가 뭔가.
첫째로 민주당이 '불신임 정당'이 되는 것을 막자는 취지다. 두 번째는 김 전 대표를 제외한 세 사람은 '민주당'이라는 한 뿌리 속에서 20년 동안 같이 성장해 온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김 전 대표는 뿌리가 다를 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를 끊임없이 비판했던 사람이다.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겠다며 대선에 나왔고, 나온 후에는 이 후보의 기본소득 정책을 비판하며 '(이재명은) 경제를 모르는 후보, 불안한 후보'라고 하지 않았나. 이런 후보에게 민주당의 주요 직인 경기지사 후보를 내주는 건 사실 '수치스러운 일'이다. 당의 믿음도 져버리는 것이다. 이런저런 논란을 거쳐 (도민들이) 결국에는 '가장 민주당다운 당 후보'를 선택할 거라고 본다.
단일화가 끝날 시점에서는 다 공개할 수 있으나, 지금 이야기하는 건 반칙이다. 그동안 협의 과정을 이야기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다만 단일화가 안 된다면 안 된 것이 왜, 누구의 책임인지, 대의와 명분을 져버린 것에 대한 책임은 누군가에 있을 것이다. 추후 모든 과정이 공개될 거다.
-출마 선언에서 '이재명과 기질이 닮았다'고 언급했다. 특히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들의 경우, 이른바 '명심(明心)'을 강조하는데, 이를 두고 '이재명 마케팅'이라는 비판도 있다.
박지현 비대위원장이 '지방선거는 이재명과 누가 더 친하냐 하는 선거가 아니다'는 얘기에 저도 동의한다. '이재명 팔이'를 하는 건 비겁한 정치라고 생각한다. 전 단지 이재명의 철학과 정책이 옳아서 계승하겠다고 하는 거다.
(이렇게 말하면) '그럼 안민석은 뭐가 준비돼있냐' 했을 때 제시한 공약이 '10·10·1(텐텐원)' 공약이다. 경기도를 10개의 상생생활권으로 나눠서 각각 상생생활권에 10개의 공공시설을 집어넣는 거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산후조리원, 달빛 어린이(심야운영) 병원, 캠핑장, 장례식장 등이 포함된다. 또 각 상생생활권을 하나의 철도로 이어서 하나로 잇는 것이다. 제가 '텐텐원'이라고 이름 붙였다. 지역구 의원을 하며 약 10년 정도 구상한 저만의 공약이다.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예비후보와 안 후보가 함께 인사를 나누는 모습. 안 후보는 출마 소식을 전하자 이 고문이 격려를 건넸다고 밝혔다. /이선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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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 선언에 대한 이재명 상임고문의 반응은 어땠나.
당연히 자신을 도운 안민석이 출마한다고 하니 (이 고문이) 격려해줬다.
-서로 어떤 말을 했나.
저나 이 고문이나 의리와 신의를 중시하는 타입이고, 그런 정치를 해 왔다. 지켜야 할 선이 있으니(내용은 노코멘트다).
-페이스북에 '민주당 정신 차리자'라는 제목의 글을 시리즈로 연재 중이다.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전 '무(無)계파'로 5선을 한 사람이다. 당내 기득권 세력과 계파 정치에 끊임없이 저항해 온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런 사람 눈으로 볼 때 민주당은 지금 내부가 곪아있다. 오죽했으면 촛불이 만들어 준 권력을 5년을 못 버텼겠나. 제가 보기에 민주당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바뀌어야 된다고 본다. 대선에서 패배했으면 가장 먼저 했어야 할 일이 '계파 해체 선언'이었다고 본다. 내부 총질하고 개혁은 않으니 국민들이 지지해주지 않는 거다.
민주당이 무엇이 잘못됐고, 앞으로 어떻게 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한 결과가 그 글이다. 민주당이 정신 안 차리면, 이번에 검찰·언론 개혁을 못 하면 지방선거에서 '밋밋하게' 지게 된다. 정신 차려야 한다. (시리즈는) 10탄 정도 연재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지금 내부 동력이 없다. 국민과 당원들의 성원으로만 가능하다. 그래서 (개혁) 흐름을 만들어가는 데 나라도 '밀알'이 돼야겠다는 의미에서 쓰기 시작했다.
안 후보는 '검수완박' 추진을 서둘러야 한다며 민주당에는 지금이 마지막 개혁의 기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선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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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추진 관련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이 대선을 패배한 당이 외쳐야 할 목소리는 아니지 않냐는 비판도 있다.
그건 기득권자들의 입장이다. 대선 패배가 현상적으로는 '부동산 실패', '민주당의 내로남불' 같지만, 본질은 '5년 전 촛불 광장의 민심 요구를 민주당과 정권이 담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간 민주당이 하지 못한 개혁에 대한 심판을 받았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남은 기간이라도 과감하게 개혁해야 하는 것이다. 민주당에 남은 마지막 기회다. '검찰 공화국'을 저지할 수 있는 결기가 필요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언론·검찰 개혁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3시(時)'를 말한다. '시기상조다', '속도 조절해야 한다', '신중해야 된다' 세 가지로. 지금도 당내에 그런 목소리가 있다. 역사에는 대대로 개혁파가 있었고, 반개혁파가 있었다. 반개혁파들의 논리는 항상 그랬다. 고려시대, 조선시대 때도 또 일제와 해방 이후에도 항상 그랬다.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로서 1호 공약은 무엇인가.
경기도에 서울대 2개 만들기. 서울대와 같은 좋은 대학을 전국 10개 만들자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교육부, 교육계도 동의했다. 경기도의 인구가 1400만 명이니까, 남부에 하나 북부에 하나 만들자는 거다. '반도체 특성화 대학'을 만들자는 계획으로 국회에 반도체 대학 법안도 발의해 놓은 상태다.
실행 방향은 투트랙으로 구상 중이다. 대학을 새로 만들 수도 있고, 기존의 대학을 활용할 수도 있다. 남부 같은 경우 국립대인 한경대 혹은 사립대지만 중앙대 등 기존에 있는 대학을 활용할 수도 있다. 아니면 정부와 민관이 함께 대학을 새로 지을 수도 있다.
안 후보는 향후 경기지사 후보로서의 1호 공약으로 '경기도에 서울대를 2곳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선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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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민석 경기지사 예비후보는 누구? 1966년생으로 만 55세이자 서울대를 졸업,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학교 석사, 노던 콜로라도 주립대 교육학 박사를 취득했다. 중앙대 교수로 재직 중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경기도 오산시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된 이후 5선을 연임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국제위원회 위원장,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공동위원장 등을 맡았고, 지난 20대 대선에서는 이재명 후보 열린캠프 총괄 특보단장을 맡았다. 현재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기지사 예비후보로 출마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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