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을 놓고 여야 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검찰개혁을 위한 드라이브를 거는 데 국민의힘 측은 강력히 반발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정무사법행정분과에서 현안 관련 논의를 진행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새롭게 국민의힘 원내사령탑 역할을 맡게 된 권성동 신임 원내대표(사진)는 10일 언론사 인터뷰에서 검수완박에 대해 "(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문재인정부의 실권자들, 각종 비리 의혹을 받는 이재명 전 대선후보와 부인의 범죄행위를 막기 위해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겠다는 것"이라며 "그야말로 '위인설법'이기 때문에 결코 국민 동의와 지지를 못 받을 것이고, 국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권 원내대표는 "(검수완박을) 만약에 그대로 진행한다면 만행"이라며 "검은 커넥션, 이권 카르텔을 그대로 방치하자는 민주당의 주장은 정말 천인공노할 범죄"라고 주장했다. 그는 향후 대응방침에 대해서도 "만약 양심을 저버리고 과거와 같이 독선적 운영, 의회 독재로 간다면 의원들과 상의해 우리도 아주 세게 싸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브레이크 없는 민주당의 검수완박 폭주는 '입법 알박기'와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과정에서 검찰 수사권 확대를 약속했지만, 임기가 시작되기 전에 민주당 측에서 입법 절차를 서두르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 허 대변인은 "지난 5년간 국민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부터 박범계 장관에 이르기까지, 정부·여당 자신들만을 위한 소모적인 검찰개혁에 지칠 대로 지쳤다"며 "그러고도 모자라 이제는 식물 검찰이 아니라 무생물 검찰을 만들어 자신들의 잘못을 끝끝내 덮어 버리겠다는 심산"이라고 꼬집었다. 전날에도 허 대변인은 민주당이 검수완박에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를 두고 "산업통상자원부 블랙리스트, 울산시장 하명 수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높이자 다급한 것"이라며 "검수완박의 결과는 민심을 등진 채 거대 의석과 명분에 빠져 밀어붙였다가 처참한 결과를 낳은 임대차 3법과 같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수위는 이날 열린 정무사법행정분과 회의에서 민주당 측 검수완박 추진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민주당 측 검수완박 작업이 완료되면 윤 당선인의 검찰사법 정책 구상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에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한편 국민의힘 측은 정부조직 개편안을 지방선거를 치르고 난 뒤인 7월이나 8월께 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행정부 수장으로서 자신이 구상하는 국정철학을 실행할 수 있게끔 행정부 조직을 개편하면 입법부는 그 정도는 존중해야 한다. 민주당과의 원활한 협의를 통해 통과시키는 게 임무"라고 말했다. 그는 조직 개편에 윤 당선인이 대선과정에서 약속했던 여성가족부 폐지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권 원내대표는 "정부 조직 개편은 정말 최소화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며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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