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깊은 충격…독립적인 조사 필수"
2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이 탈환한 키이우 인근 부차에서 러시아 군에 숨진 민병대원의 신체 일부가 보인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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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집단 처형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은 러시아의 비인도적인 행위를 규탄하는 한편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및 조사 등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리나 베네딕토바 검찰총장은 최근 러시아로부터 탈환한 키이우 주변 지역에서 민간인 시신 410구가 수습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약 300구의 시신이 키이우 인근 도시 부차에 매장됐다고 했다. 적어도 20구의 민간인 시체는 거리에 흩어져 있다고 AFP는 전했다.
아나톨리 페도루크 부차 시장은 이날 AFP통신에 "시는 280여구의 시신을 매장했다. 여전히 거리에 시신이 흩어져 있다"며 "손목이 결박된 상태로 뒤통수에 총을 맞았다. 일부는 14살 정도 되는 소년도 있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 같은 사실을 부인했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CBS방송의 '페이스더내이션' 프로그램에 출연해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 인근에서 물러나며 곳곳에서 확인된 민간인 "학살" 증거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나라와 국민을 완전히 없애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우크라이나 시민들"이라며 "100개 넘는 국적의 시민들이 있다. 이러한 모든 국적자들을 파괴하고 없애려는 것이다"고 말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러시아에 대해 "의도적인 대학살"이라고 했다.
토니 블링컨 장관은 CNN 방송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온'에 출연, 민간인 시신이 잇따라 발견된 데 대해 "이들 사진을 볼 때 매우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 우리는 러시아군이 전쟁범죄를 저질렀다고 믿고 있으며, 이 모든 것을 취합할 관련 기관과 조직에 우리가 갖고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자료를 만들고 있는 중"이라면서 "그것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부차 집단학살 의혹과 관련해 주요 7개국(G7)의 대러시아 제재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매우 가까운 시일(very soon)"에 미국이 추가 조치를 취할 것임을 시사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의 명백한 민간인 학살 증거가 나오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러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라고 보도했다. 제재 방안으로는 러시아와 무역을 이어가고 있는 일부 나라에 대한 2차 제재를 비롯, 에너지를 포함한 광물·운송·금융 등 분야에 대한 추가 제재 가능성이 거론된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연합(EU)는 헤이그 국제재판소에서 책임자들을 기소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맹세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러시아의 부차와 이르핀에 대한 공격을 "비열한 공격"이라고 부르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그의 군대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증거라고 주장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살해된 민간인들의 모습을 보고 "깊은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효과적인 책임규명을 보장하기 위해 독립적인 조사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 국방부는 부차에서 단 한 명의 주민도 폭력사태를 겪지 않았다며 우크라이나는 서방언론을 위해 남부 교외지역에 대한 폭격과 사진을 조작했다고 반박했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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