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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단독] "밟은 젤리 먹여" 1년간 지적장애 학생 괴롭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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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적장애가 있는 같은 반 학생을 1년 가까이 괴롭힌 남녀 중학생 7명이 학교폭력 심의위원회에 넘겨졌습니다. 발로 밟은 젤리를 먹이는가 하면, 폭언을 퍼붓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신고를 했는데도, 학교폭력심의위원회는 두 달이 지나서야 열렸습니다.

박세원 기자가 단독 취재한 내용 먼저 보시고, 궁금한 점 더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지난 1월 7일 중학생 A 양 어머니는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딸이 지난 1년 동안 같은 반 학생 7명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반 친구들이 신고했다는 겁니다.

[A 양 어머니 : 친구 하나가 그날 연필로 찍었어요 등을. 물어보니까 '괜찮다고 엄마' 근데 그게 한 번이 아니었거든요.]

지적장애 2급인 A 양은 일상생활엔 무리가 없지만 사고력과 언어능력이 부족해, 자신의 피해를 정확히 알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A 양 어머니 - A 양 : (가해학생)이 (A 양) 팔 이렇게 아야하게 했지? (응.) A 양 팔 꺾은 거 아팠어? (응. 슬펐어.)]

반 학생들을 상대로 전수조사가 이뤄졌고, 괴롭힘을 목격했다는 증언이 쏟아졌습니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 몰래 발로 밟은 젤리를 A 양에게 먹였고, 쉬는 시간에는 쓰레기나 실내화, 배구공을 A 양에게 던졌다는 겁니다.

폭언과 성희롱성 발언도 이어졌다고 학생들은 진술했습니다.

[A 양 아버지 : (지적장애 아이들은) 뭔지도 모르고 계속 당하는 거예요.]

[A 양 어머니 : 때리면서도 '이거는 좋은 거야' 그러면 얘는 맞으면서도 그게 좋은 건 줄 알아요.]

경기도 화성·오산 교육청은 지난달 15일 학교폭력심의위원회를 열었습니다.

신고 6일 만에 학교가 학폭위 개최를 요청했는데, 그로부터 9주나 지나서 열린 겁니다.

가해학생 한 명은 출석정지 20일, 나머지는 출석정지 10일 또는 교내봉사 처분을 받았습니다.

일부 가해 학생 측은 학폭위에서 신고 내용을 부인했고, 한 학생은 학폭위 처분으로 작성한 사과문에 단지 '장난이었다'고 적기도 했습니다.

가해학생 한 명은 최근 보복 행위 금지 기간에 이곳 복도에서 마주친 피해자에게 폭력을 써 또다시 학교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학교 관계자 : 졸업할 때까지 보복행위 금지인데, 저희도 황당합니다.]

이 사건 이후 A 양은 가해학생들과 다른 층에 있는 장애학생 특수반에서만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윤 형,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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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취재한 박세원 기자 나와있습니다.

Q. 학폭위 왜 늦어졌나?

[박세원 기자 : 교육지원청은 관할 학교가 2백여 곳이 넘고, 신고 순서대로 처리하다 보니 늦어졌다고 해명했습니다. 지침에 따르면 학교 측은 신고일로부터 2주 내로 처리해야 하지만, 1주일 연장할 수 있고, 교육지원청은 3주 내로 처리해야 하는데, 1주일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합치면 최대 7주까지 연장 가능한 건데, 이 사건의 경우에는 10주가 지나서야 학폭위가 열렸습니다. 정확한 처리 기한을 법령이 아니라 강제성 없는 지침으로 규정한 것도 문제입니다. 학폭위 개최가 늦어질수록 고통받는 것은 피해자이기 때문입니다.]

Q. 일반학교 진학 이유는?

[박세원 기자 : A 양은 또래보다 지적으로는 부족한 면이 있지만 부모님들이 말씀하시기로는 친구들을 보고 따라 하는 것이 빨랐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부모님은 A 양이 친구들과 좀 더 많이 어울렸으면 하는 바람에서 초등학생 때부터 일반학교에 보냈다고 하시는데요. 하지만 최근에 2차 가해 사건까지 이루어지게 되면서 A 양이 장애 학생 특수반에서만 지내고 있는 상황이라 부모님들께서느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Q. 교육당국 관리는?

[박세원 기자 : 각 지역에 있는 교육지원청은 A 양처럼 일반 학생들과 어울리는 그런 장애 학생들에 대해서 1년마다 인권실태조사를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A 양이 괴롭힘을 당하던 시기에도 이런 인권실태조사가 이루어진 걸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상담이 진행됐는데도 A 양 스스로 피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또한 그것을 표현하지 못하면서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학생 언어 능력이 부족한 경우에 부모와 함께 동행해서 조사를 받는 경우도 있는데 A 양 부모님께서는 함께 동행해서 조사를 받은 기억은 없다라고 하셨습니다.]
박세원 기자(on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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