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105㎞ 속도로 내달리는 롤러코스터 ‘자이언트 디거’. 약 1㎞ 길이의 레일을 60초 만에 완주한다. 천천히 고도를 높인 뒤 출발하는 일반 롤러코스터와 달리 시작부터 맹렬한 기세로 급발진한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부산에도 대형 테마파크가 생겼다. 31일 문 연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이하 ‘롯데월드 부산’) 이야기다. 시속 100㎞가 넘는 속도로 곤두박질하는 롤러코스터, 동물농장 콘셉트의 회전목마, 롤러코스터 레일을 따라 음식이 딸려오는 레스토랑, 동화 속 요정들의 퍼레이드 등 면면이 화려하다. 부산에 올 때면 바다 주변을 기웃거리고, 맛집과 카페에서 인증사진 놀이하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 이번엔 인증사진 찍는 시간보다 비명을 지르는 시간이 더 많았다.
부산 유일의 테마파크
2019년 5월 착공했으니 2년 10개월 만의 개장이다. 부산에는 여태 이렇다 할 테마파크가 없었다. 과거 태종대, 초읍동, 민락동 등에 크고 작은 놀이공원이 있었으나 시설 낙후, 경영난 등으로 모조리 문을 닫았다.
규모는 15만8000㎡(4만8000평)로 서울 롯데월드 어드벤처와 비슷하다(대지면적은 서울보다 20%가량 넓지만, 연면적으로 따지면 서울이 좀 더 크다). 롯데월드 서울과 달리 대부분이 야외 시설이어서 분위기가 다르다. 돔처럼 생긴 실내 시설도 없고, 아이스링크도 없다. 대신 부산 기장 앞바다를 마주 보고 놀이시설과 건축물이 들어서 있다.
롯데월드 부산 개장은 단연 올해 영남권 관광업계의 빅 뉴스다. 사업비 6조원이 투입된 오시리아 관광단지에는 이미 레저·쇼핑·식음 시설이 들어서 있다. 롯데월드 부산 개장으로 마지막 퍼즐이 완성되는 셈이다. 인기 조짐은 벌써 나타나고 있다. 얼리버드 형태로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에서 판매한 연간이용권과 주말 입장권 2400장이 일찌감치 동이 났다. 부산시는 테마파크 개장의 영향으로 오시리아 관광단지 방문객이 연 200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더 빠르게 더 높이 더 시원하게
360도로 돌며, 최대 120도까지 뒤집히는 자이언트 스윙.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 롯데월드 어드벤처에 ‘자이로 삼형제(자이로 드롭, 자이로 스윙, 자이로 스핀)’이 있다면, 롯데월드 부산에는 ‘자이언트 삼형제’가 있다. 롤러코스터 ‘자이언트 디거’부터 타봤다. 대개의 롤러코스터는 천천히 고도를 높이며 시작하지만, 자이언트 디거는 스포츠카처럼 곧장 뛰쳐나갔다. 자유 낙하가 아니라, 전기 모터를 이용해 급발진하는 방식이다. 최고속도는 105㎞. 약 1㎞ 길이의 레일을 60초 만에 완주했다. 짧게 느껴지기도 하나, 고속 주행이 주는 쾌감이 상당했다. 세 번 360도 회전을 하고 급커브를 돌 때마다 열차가 레일 밖으로 튕겨 나갈 듯한 공포감이 들었다.
로얄가든 존은 기념사진을 담아가기 좋다. 분수 뒤쪽에 전망대 역할을 하는 ‘로리 캐슬’이 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자이언트 스윙’은 사전 운영 기간 탑승객으로부터 가장 무서운 놀이기구로 꼽혔다. “닮은꼴인 자이로 스윙보다 아찔하다”는 평이 많았단다. 40명을 태운 회전체가 반시계방향으로 돌며 시계추처럼 움직인다. 최고 상승 각도는 120도로, 자이로 스윙보다 25도가량 더 높이 솟구쳐 올랐다. 하헌민 롯데월드 부산점장으로부터 “기장 앞바다가 훤히 보이니 눈을 크게 뜨라”는 귀띔을 들었지만, 도무지 경치를 구경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90도를 넘어가는 시점부터는 비명도 나오지 않았다. 최고속도는 110㎞. 발판이 없어 무중력 상태의 스릴이 더 컸다.
국내 처음 도입한 ‘자이언트 스플래쉬’는 동족의 후룸라이드 계열 놀이기구 가운데 가장 빠르고 역동적이었다. 20인승짜리 보트가 바이킹처럼 앞뒤로 크게 왕복운동을 하다가 수면의 레일 위로 급강하하는 워터코스터다. 이 역시 순간 속도가 100㎞에 달했다. 맨 앞자리는 온몸이 흠뻑 젖을 만큼 강력한 물벼락이 쏟아졌다. 여름 시즌 그 위력이 더 막강할 테다.
코로나 시대의 테마파크
어트랙션은 모두 17종이다. 서울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다. 바꿔 말하면 그만큼 테마파크 디자인에 더 공을 들였다. 이는 코로나 시대 맞춤 전략이기도 하다. 최첨단 놀이기구보다 안전하고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콘텐트가 중요해졌다.
퍼레이드는 하루 두 번 30분씩 이어진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롯데월드 부산은 로리 여왕이 다스리는 ‘동화 속 왕국’이라는 테마에 맞춰 공간과 쇼를 구성했다. 이를테면 ‘언더랜드 존’은 광산 마을, ‘조이폴메도우 존’은 동물농장 콘셉트다. 하루 두 번 진행하는 퍼레이드도 로리와 숲속 요정들의 파티로 스토리를 짰다. 로리가 사는 ‘로리캐슬’은 기념사진 명당자리를 이미 맡아 놨다. 성에 오르니 롯데월드 부산의 전경과 기장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탑승 전후 놀이기구를 소독한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롯데월드 부산은 10일까지 온라인 예약을 통해 하루 6000명까지만 받는다. 팬데믹에 대한 불안감이 아직 크다. 모바일 앱, 무인 발권기 운영 등을 통해 고객 간 접촉을 줄이고, 놀이기구와 편의시설도 수시로 소독할 방침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색 레스토랑 ‘푸드드롭’은 4월 중 오픈한다. 롤러코스터의 레일을 따라 음식이 딸려 내려오는 식당이다. 주문도 서빙도 비대면 방식이다. 롯데월드 박미숙 상무는 “재미도 안전도 꼼꼼히 따지는 게 위드 코로나 시대의 테마파크”라고 말했다.
■ 여행정보
롯데월드 부산은 오시리아역(동해선)에서 500m 거리다. 김해 공항이나, 부산역에서 출발하면 대중교통으로 1시간~1시간 30분가량이 걸린다. 코레일이 교통 혼잡에 대비해 16일부터 주말 임시 열차를 추가 운행한다.
부산=글·사진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