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靑 이전 이번엔 꼭 하고 싶다"…文 "예산 협조, 장소는 차기 정부 몫"
인사권·추경 "구체적인 사안 실무 협의"…'안보'엔 한목소리·MB사면 '無언급'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향하고 있다.(청와대 제공)2022.3.28/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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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윤수희 기자,권구용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후 19일만인 28일 '만찬' 형식의 회동에서 청와대 이전 문제와 인사권 등 이견이 있었던 사안들에 대해 진전을 이뤄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관련해서도 필요성을 공감하고 실무 협의를 해나가기로 의견을 교환했다.
역대 대통령과 당선인간 만남과 비교할 때 대선 이후 가장 늦게 만났지만 가장 오랜 시간 마주 앉은 두 사람이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내면서 정권 인수인계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文 "집무실 이전 예산 협조" 尹 "이번엔 꼭 하고 싶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9시30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회동 결과 관련 브리핑을 열고 윤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 구상에 대해 문 대통령이 "지금 정부는 정확한 이전 계획에 따른 예산을 살펴 협조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장 비서실장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는 아주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나왔다"면서 "문 대통령은 '집무실 이전 지역 판단은 차기 정부의 몫이라 생각한다. 지금 정부는 정확한 이전 계획에 따른 예산을 면밀히 살펴 협조하겠다'고 말했다"라고 했다.
장 비서실장은 절차나 시기에 관한 이야기는 없었다면서 "제가 느끼기에는 실무적으로 시기나 이전 내용은 공유해서 대통령이 협조하겠다는 말씀으로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집무실 이전 문제는) 유영민 비서실장이 먼저 언급했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옮기는 취지와 함께 "전 정권, 전 전 정권, 문민정부 때부터 청와대 시대를 마감하고 국민과 함께하는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현실적 어려움 때문에 못 했지 않았냐 이번만은 본인이 꼭 이걸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고 장 비서실장은 전했다.
'이전에 대해 합의나 지원이 이뤄졌다고 봐도 되나'라는 질문에 장 비서실장은 "(문 대통령이) '실무자간 이전 내용, 계획, 시기를 잘 따져서 면밀하게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 담당부서가 예산을 (계산)하겠다고 하면 협조하시겠다고 하셨다"라고 말했다.
안보 공백에 대한 청와대의 우려에 관한 질문에도 "이전에 따른 결심과 결단, 이전 지역에 대한 얘기는 차기 정부의 몫이라고 말씀하셨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29일 국무회의에 예비비가 상정될 가능성을 묻자 "구체적으로 내일 국무회의 이야기나 예비비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다"면서 "금액적인 측면이나 타당성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하겠다고 하셨으니 내일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사권도 추경도 "구체적인 사안 실무 협의" 봉합 수순
청와대 이전 문제와 함께 양측의 주요 갈등 요소로 꼽혔던 인사권 문제에 대해선 구체적인 얘기가 오가지는 않았지만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장 비서실장은 "인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제가 실무적으로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양측은 공석인 두 명의 감사원 감사위원 임명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등 인사권을 두고 이견을 빚어왔다.
이날 두 사람간 만찬 회동에서 인사권과 관련해 협의를 약속한 만큼 야권에서 제기하는 이른바 임기말 '알박기' 인사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향하고 있다.(청와대 제공)2022.3.28/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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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비서실장은 "구체적으로 어떤 인사를 어떻게 하자는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며 "문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해야 할 인사 문제와 관련해서 이철희 수석과 장제원 실장이 국민의 걱정을 덜 수 있도록 잘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고, 윤 당선인도 '두 사람이 협의해주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2차 추경에 대해서도 공감대가 형성됐다. 장 비서실장은 "시기 등 구체적 이야기는 안 했지만 추경 필요성에 대해선 두 분이 공감을 했다. 구체적인 사항은 실무적으로 협의하자고 말했다"고 했다.
장 비서실장은 '추경안 논의가 코로나19 손실 보상 문제에 대한 것이냐'라는 질문에 "정책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손실보상 문제다, 50조 규모의 예산'이라는 이야기는 안 했다"면서 "인수위와 청와대가 할 수 있는 한 협의를 해나가자고 서로 말씀을 나누셨다"라고 했다.
◇MB 사면 "언급 없었다"…'안보'엔 재차 한목소리
관심을 끌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과 관련해서는 두 사람의 대화 테이블에 올라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장 비서실장은 '이 전 대통령의 사면과 관련한 대화가 오갔나'란 질문에 "오늘 사면 문제에 대해서는 일체의 거론이 없었다"고 답했다.
이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는 회동이 조기에 열렸을 경우 주요 의제 중 하나로 예상됐으나,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사면 문제와 맞물리면서 여야의 첨예한 신경전으로 변질됐다. 이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선 부정적인 여론이 좀 더 많은 상황이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정권이양기 한치의 빈틈이 없는 안보 환경을 조성하자는 데에도 공감했다.
장 비서실장은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안보 문제에 대해 논의했고, 국가 안보와 관련한 문제를 정권 인수인계 과정에서 누수가 없도록 서로 최선을 다해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공공기관 인사권과 청와대 이전 문제를 놓고 갈등을 벌이는 중에도 지난 24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하자 '강력히 규탄한다'는 일치된 메시지를 낸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에 도착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인사하고 있다.(청와대 제공)2022.3.28/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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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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