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난민 지원 않는 UN·EU, 무엇을 위해 존재하나"

기사내용 요약

비영리단체 WCK, 국제기구 난민 지원 부족 비판
"300만 난민 끼니 책임져…EU·UN도 적극 나서야"

[메디카=AP/뉴시스]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접경 지역인 폴란드 메디카를 넘어서고 있다. 유엔은 약 350만 명의 우크라이나 난민이 인접 국가로 탈출했다고 밝혔다. 2022.03.24.

[서울=뉴시스]최영서 기자 = "난민을 돌보지 않는다면 유엔(UN)과 유럽연합(EU)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한 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기구가 피해국 지원에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오히려 민간 비영리단체가 직접 유럽 전역에서 끼니를 지원하는 등 우크라이나 난민을 돕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비영리단체 월드 센트럴 키친(WCK) 대표 호세 안드레스는 가디언과 가진 인터뷰에서 UN과 EU의 리더십 부족을 비판했다. WCK는 러시아 침공이 시작된 후 300만명이 넘는 우크라이나 난민의 끼니를 책임져왔다.

안드레스 대표는 "우리는 큰 조직에게 더 많은 것을 기대해야 한다"며 "그게 아니라면 그런 큰 기구는 수 백만 달러를 어디에 쓰느냐"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안드레스 대표는 폴란드 정부가 우크라이나 난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대해 높이 평가하지만, 난민들이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더 많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UN 통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민 1000만명 이상은 이번 전쟁으로 인해 난민이 됐다. 최소한 370만명이 아예 우크라이나를 떠났고, 이중 220만명이 폴란드에 머물고 있다.

WCK는 우크라이나 침공이 일어난 즉시 폴란드 남동부 메디카 국경지대에 들어와 우크라이나를 탈출하는 난민들에게 식량을 제공했다. 200명 이상의 직원과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단체는 현재 우크라이나, 폴란드, 헝가리, 몰도바, 루마니아 전역에서 하루에 약 18만 끼니를 제공하고 있다.

안드레스 대표는 지난 24일 벨기에 브뤼셀에 모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G7 정상들을 향해 "상황이 악화하는 것을 멀리서 지켜보면서 연설할 게 아니라, 난민들이 흩어지는 것을 막고 신변안전을 찾기 위한 시스템을 즉각 시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바르샤바=AP/뉴시스] 지난 23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인근 나다르진의 한 전시장에 마련된 난민 센터에서 우크라이나 여성이 침대에 앉아 있다. 유엔은 약 350만 명의 우크라이나 난민이 인접 국가로 탈출했다고 밝혔다. 2022.03.24.

우크라이나 전역의 외식업체는 러시아의 강력한 포위망 속에서도 식량 공급을 돕기 위해 단결했다. WCK 역시 우크라이나에서 150개 이상의 레스토랑과 협력해 피해 민간인에게 식사를 제공한다고 한다.

WCK는 마리우폴에 있는 요리사들이 러시아의 지속되는 공격에도 불구하고 남은 우크라이나인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리우폴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도시 중 하나다. 현지 민간인들은 식량과 식수, 전력, 난방 없이 고통받고 있다.

안드레스 대표는 "남은 요리사들은 영웅이다. 벙커에서 요리하고, 포격 속에서 요리하며 가능한 한 모든 방법으로 식량을 모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안드레스 대표는 "음식을 줄 때 존엄과 희망의 메시지를 보낸다. 그 메시지는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다. 우리는 여러분을 위해 여기에 있다는 내용"이라며 "조금이라도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유엔난민기구(UNHCR) 대변인은 "각국 정부는 현지 파트너의 지원을 받아 우크라이나 내부와 인접 국가에서 긴급 대응을 주도하고 있다"며 "지원이 필요한 모든 곳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변인은 "우리는 (우리가 협력하고 있는) WCK를 비롯한 지역 단체들이 우크라이나에서 탈출하는 난민들에게 제공한 믿을 수 없는 지원에 매우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EU는 5억 유로(약 6700억원)의 긴급 지원 패키지를 이용, "우크라이나에 EU 사상 최대 규모의 지원 대응을 했으며 이웃국가들을 포함한 긴급지원을 위해 모든 전선에서 노력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gag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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