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28일 문재인 대통령이 김태년 더불어민주당·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오찬을 마친 후 청와대 경내에 있는 석조여래좌상에 합장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5월 10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뒤 개방되는 서울 종로 청와대 경내에는 다양한 문화유산이 즐비하다. 고려 시대 왕이 거주했던 3경 중 하나인 남경(南京) 별궁을 시작으로 수많은 국가 지도자가 이곳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당대에 지어진 건축물은 물론, 수집 된 문화재도 많다. 윤석열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는 이 같은 문화재들을 온전히 공개하기 위해 문화재청과 함께 실무 작업에 착수했다.
━
靑 이전 TF에 문화재청 공무원 파견…“내ㆍ외부 다 문화재”
TF 관계자는 “청와대 개방과 동시에 경내 문화재도 국민께 온전히 돌려드리려 한다”며 “그래서 TF 내에 문화재청 공무원 1명을 파견 받아 공개와 관리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변으로 시선을 넓혀보면, 경복궁과 한양도성 성곽, 돈의문 등 다양한 유적지가 있다”며 “청와대 내ㆍ외부에 문화재가 많은 만큼, 청와대 완전 개방에 대비해 종합적인 문화재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와대 경내 대통령 관저 뒤편의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은 대표적인 유물로,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1977호로 지정돼 있다. 본래 경주에 있었으나 일제강점기 때 데라우치 마사타케(寺內正毅) 조선 초대 총독이 현 청와대의 위치인 총독관저 왜성대로 옮겨왔다. 9세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높이 108㎝, 어깨 너비 54.5㎝의 크기로 용모가 수려해 속칭 ‘미남불’로 불린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서울시 유형문화재 24호로 관리되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관저 뒤편을 산책하던 중 이 불상의 가치를 재평가해볼 것을 당부하면서 보물로 격상됐다.
서울 종로 청와대 경내에 있는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 보물 1977호. |
오운정(五雲亭)은 흥선대원군이 경복궁 중건 당시에 건립한 정자로, 이 현판 글씨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썼다. 또 청와대 내부 서남쪽에는 조선 시대 왕을 낳은 후궁의 위패를 모신 ‘칠궁’이 있다. 숙종의 후궁이자 영조의 생모인 숙빈 최씨의 신위를 모신 육상궁(毓祥宮)을 비롯해, 저경궁(儲慶宮ㆍ선조의 후궁 인빈 김씨), 대빈궁(大嬪宮ㆍ숙종의 후궁 희빈 장씨) 등 7명의 위패가 있다.
서울 종로 청와대 내 칠궁의 모습.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수궁터는 과거 일제가 세웠던 조선총독부 건물을 YS가 허물면서 옛 경복궁 후원의 모습을 재현해 조성한 곳이다. 1993년 YS가 청와대 안가(안전가옥)를 허물고 조성한 무궁화동산 역시 명소로 꼽힌다. 잔디밭 녹지원과 외빈을 접견하는 한식 가옥 상춘재 역시 중요한 문화 자산이다.
━
복합 휴식 공간 구상하는 尹…“녹지원ㆍ상춘재 모두 돌려드린다”
이런 까닭에 TF는 문화재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청와대 개방을 ‘대한민국의 대통령 공간’으로써 공개하는 것을 넘어 ‘역사탐방’까지 즐길 수 있는 복합 휴식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윤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윤 당선인은 지난 20일 “청와대는 임기 시작인 5월 10일에 개방하여 국민께 돌려드리겠다”며 “본관 영빈관을 비롯하여, 최고의 정원이라고 불리는 녹지원과 상춘재를 모두 국민의 품으로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청와대 경내 개방은 취임일인 5월 10일 오전 4시~5시쯤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건물 내부 개방에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지만, 경내 외부 공간은 10일에 완전히 개방하는 게 목표”(TF 관계자)라고 한다. 청와대 개방을 하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각종 유물이 재평가될 가능성도 있다. 문화재청은 미남불을 서울시 문화재에서 보물로 격상하던 당시, “청와대라는 특수한 지역에 있어 조사 연구가 어려웠다”며 그간 보물로 격상시키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