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내용 요약
정상회의서 러 에너지 수입 금지 놓고 각 입장차
러 인접국 "에너지 수입은 전쟁 비용 대는 행위"
독일·벨기에 등 "즉각 중단은 유럽 경제에 악영향"
젤렌스키, 에너지 수입 금지 포함 제재 강화 요청
러 인접국 "에너지 수입은 전쟁 비용 대는 행위"
독일·벨기에 등 "즉각 중단은 유럽 경제에 악영향"
젤렌스키, 에너지 수입 금지 포함 제재 강화 요청
[브뤼셀(벨기에)=AP/뉴시스] 24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해 각국 정상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2.03.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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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화에 뜻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EU) 내부에서 러시아 원유·가스 수입 금지를 제재 대상에 포함할지를 놓고 입장이 갈리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EU 정상들은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러시아 석유와 가스 수입을 중단할지를 놓고 이견을 드러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및 주요 7개국(G7) 긴급 정상회의 차 브뤼셀을 찾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EU 정상회의에 참석해 "서방이 해야 할 일은 단결"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처음부터 나토를 와해시키려고 시도해왔으며, 단결은 이를 막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결이야말로 이 사람을 막기 위한 단 하나의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우리나라에선 푸틴이 이미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 일환으로 이달 초부터 러시아산 원유, 가스 등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에선 원유 수입 금지를 놓고 입장차가 갈리고 있다. 러시아와 근접한 폴란드 및 발트국가들은 러시아에 대한 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EU는 이번 전쟁에서 제재로 러시아를 진압할 필요가 있다"며 "전쟁은 이미 대학살로 바뀌었다"고 규탄했다. 구소련을 언급하며 "러시아가 악의 제국을 재건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아르투르스 크리샤니스 카린슈 라트비아 총리는 "에너지 제재는 EU가 들여다봐야 할 진지한 선택지"라며, 원유와 화석 연료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도 "러시아로부터 에너지를 수입하는 건 결국 전쟁 비용을 대는 행위"라며 에너지 제재에 찬성했다.
[브뤼셀=AP/뉴시스]올라프 독일 총리가 2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및 주요7개국(G7) 특별 정상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03.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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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서유럽 국가들은 회의적이다. 유럽 전체 에너지 수입 중 러시아 비중은 가스 45%, 원유 25%, 화석연료 45% 등이지만, 일부 유럽국가의 의존도는 이보다 더 높다.
가스 수입 55%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는 독일은 즉각적인 에너지 제재는 유럽에 실업을 양산할 뿐 아니라, 자동차 연료 대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전날 하원에서 "갑자기 러시아 에너지 수입을 중단한다면 독일과 유럽 전체는 불황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도 "원유 금수 조치는 유럽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대 입장을 냈다.
그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는 "추가 제재는 생화학 무기 등에 대한 대응으로 내려져야 한다"며 "상황이 현상 유지 중인데 지금 추가 제재를 가한다면 뭘 더 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다만 최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야네스 얀샤 슬로베니아 총리는 "푸틴은 이미 마리우폴 파괴로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생화학 무기를 말할 필요도, 무기가 실제 사용될 때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다"고 반박했다.
[브뤼셀=AP/뉴시스]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앞둔 지난 2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시위대가 만든 대형 평화 조형물 주위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2022.03.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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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위원회는 오는 2030년까지 러시아 화석 연료 의존도를 0%로 만들고, 1년 안에 가스 소비를 3분의 2까지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안한 상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 집행위원장은 미국이 러시아 가스를 대체할 추가 LNG를 지원할 예정이라며, 25일 바이든 대통령과 이같은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화상 연설을 통해 EU 정상들에게 감사를 표했으며, 러시아 제재를 강화해달라고 요청했다.
회의에 참석한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제재 강화 방안으로 특히 에너지 부분 수입금지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와 에너지 교육을 원치 않는 EU 국가를 겨냥해 "누가 국가 번영을 어떻게 망치고 있는지 자국민에게 설명해야 할 것"이라며 "에너지 안보를 원하는 국가와는 계속 협조할 의향이 있다"고 반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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