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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G7 서밋 추가 제재 앞두고 러시아 반격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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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송유관 폐쇄, 140만배럴 수출중단…가스 루블화 결제 요구

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외곽의 노보 오가르요보 관저에서 화상 각료회의에 참석해 "유럽 등 비우호국에 대한 가스공급 대금을 루블화로만 결제받겠다" 고 밝히고 있다.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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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서방의 추가 제재 압박을 앞두고 반격에 나섰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유럽을 방문해 참석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카자흐스탄의 원유 송유관을 차단하고 천연가스 대금을 루블화로 달라고 압박했다.

러시아의 반격에 유가는 급등했고 루블화는 최대 8% 뛰었다. 러시아는 강력한 자본통제와 자산매입을 약속하며 한 달 만에 처음으로 주식부터 채권, 루블 시장의 거래를 일제히 재개한다.

◇한달 만에 주식, 채권, 루블 거래 재개

2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모스크바 금융시장은 한 달간의 거래 중단을 마치고 일제히 거래를 재개한다. 강력한 자본 통제와 더불어 러시아의 주요 수출품목인 천연가스의 루블화 대금결제 요구에 따라 모스크바 증시와 루블화는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일례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러시아 정부는 100억달러에 달하는 주식을 매입해 증시를 지지했다. 하지만 현재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가운데 2/3는 제재에 묶여 사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매입능력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관건은 이러한 조치들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의 자산을 팔아 치우려는 압박을 견딜 수 있을까라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현재 해외 투자자들은 기존에 보유한 러시아 주식 매각이 금지됐다는 점에서 금융시장 거래 재개는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있다.

극히 재한적인 거래재개는 매각이 금지된 채 덫에 걸린 외국인들에게 의미가 없다고 텔리메르의 하스나인 말릭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말했다. 러시아에 투자한 외국인들은 현지 보유자산을 이미 날렸다고 포기하고 있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카스피 송유관 폐쇄, 가스대금 루블결제

러시아는 금융시장 거래 재개와 더불어 송유관 폐쇄와 천연가스 대금의 루블화 지급 요구를 통해 브뤼셀에 모인 서방 지도자들을 압박했다.

먼저 러시아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을 포함한 비우호적 국가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에 대해 루블화로 결제할 것을 요구했다. 23일 AFP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TV로 중계된 정부 회의에서 "비우호국에 대한 가스공급 대금을 러시아 루블화로 전환하는 일련의 조치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언급한 "비우호국"에는 미국과 EU 회원국, 영국, 일본, 캐나다, 노르웨이, 싱가포르, 한국, 스위스, 우크라이나가 포함된다고 미국 의회 전문지 더힐은 전했다.

다음은 카자흐스탄의 원유수출로인 카스피 송유관 차단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의 원유는 러시아의 흑해 항만까지 연결되는 카스피 송유관을 통해 수출되는데 흑해에 폭풍과 기상악화를 이유로 러시아가 해당 송유관을 통한 원유수출을 완전 차단했다.

러시아가 가뜩이나 부족한 원유공급을 더 줄일 것이라는 우려에 이날 유가는 5% 넘게 급등했다. 이번 폐쇄로 하루 평균 140만배럴에 달하는 원유수출이 중단됐다. 카자흐스탄 원유 수출물량의 90%가 카스피 송유관을 통해 이뤄진다.

지난해 카스피 송유관을 이용해 원유를 실은 유조선 585척 가운데 213척은 이탈리아로 보내졌다. 41척은 스페인, 39척은 프랑스, 26척은 미국으로 갔다.

◇"러' 에너지 제재고통 체감"

하지만 이 같은 압박 카드가 통할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러시아 경제의 핵심엔진이자 최대 지정학적 무기인 에너지 산업이 서서히 제재 압박을 체감하며 장기적으로 이란, 베네수엘라처럼 쇠약해질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진단했다.

당장은 러시아의 원유와 천연가스 산업은 서방 제재의 직접적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노후한 유정을 관리하고 새로운 유정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첨단기술과 자금에 더 이상 접근할 수 없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산업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

WSJ에 따르면 러시아 현지업체들은 기본적 시추 작업을 맡지만 선진 시출 및 유정 관리 기술은 글로벌 기업들이 제공한다. 에너지서비스 리서치업체 리스태드의 오던 마틴센 대표는 "러시아가 필요한 신규 투자와 선진 기술의 부족하기 때문에 생산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산업의 후퇴는 러시아의 최대 지정학적 무기가 무뎌지고 연방수입의 40%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WSJ이 인용한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내년까지 러시아 에너지 산업계 종사자 150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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