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미술관·아파트 담장 넘어 도망친 도시생활자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 대약탈박물관 = 댄 힉스 지음. 정영은 옮김.
1897년 1월 서아프리카 베닌 왕국을 방문한 영국인 사절단이 원주민의 습격으로 살해당했다. 영국은 대량학살과 마을 파괴, 문화재 약탈로 보복했다. 왕들의 역사를 기록한 수천 점의 청동장식판과 세공상아 작품들은 식민주의의 탐욕과 야만을 상징하는 유물이다. 약탈당한 '베닌 브론즈'는 전세계 박물관과 미술관으로 흩어졌다. 현재 베닌 문화재를 전시하고 있다고 알려진 박물관과 미술관은 150여 곳에 달한다.
약탈 문화재 반환 문제를 두고 아프리카 국가들의 문화재 관리 능력을 문제 삼는 이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영국 옥스퍼드대 현대고고학 교수인 저자는 식민지에서 약탈한 문화재를 계속 전시하는 한 박물관은 서구 문명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폭력적인 장소로 남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베닌 브론즈의 즉각적 반환을 촉구하는 한편 여전히 미완인 식민지 부채청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책과함께. 440쪽. 2만5천원.
▲ 부의 미술관 = 니시오카 후미히코 지음. 서수지 옮김.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은 미술시장을 위기에 빠뜨렸다. 우상숭배가 금지되면서 교회의 주문이 끊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표적 프로테스탄트 국가였던 네덜란드에서 오히려 회화 열풍이 거세게 일었다. 이웃 나라 화가들이 아직도 역사화를 그리던 17세기 네덜란드에서는 정물화와 풍경화가 꽃을 피웠다. 교회가 아닌 시민 주도로 일상을 담은 회화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얀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와 '우유를 따르는 여인'이 대표적이다.
일본 다마미술대 교수이자 판화가인 저자는 중세 이후 서양미술의 역사를 욕망이라는 키워드로 들여다본다. 인상주의 그림들이 천덕꾸러기 신세에서 명품으로 변신한 이유도 미술상 폴 뒤랑뤼엘의 마케팅 수완으로 설명한다.
사람과나무사이. 292쪽. 1만7천500원.
▲ 아파트 담장 넘어 도망친 도시생활자 = 한은화 지음.
'건축 덕후' 저자는 서울 한복판 서촌에 한옥을 짓고 2년째 살고 있다. 아파트로 둘러싸인 획일적 도시환경에서 원하는 주거공간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다. 전통이라는 이름 아래 변화를 용인하지 않는 건축행정의 한계를 고발하고,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룬 한옥 건축물을 소개한다.
동아시아. 352쪽. 1만6천500원.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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