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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단독]삼성전자 반도체 핵심기술, 내부 직원 유출 시도 적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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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대외비 유출 사건…파운드리 분야

보안 서버서 대외비 자료 무더기 열람

자료 많고 수법 치밀…외부 유출 우려 제기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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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진호 기자] 삼성전자의 반도체 핵심기술 유출을 시도한 정황이 포착됐다. 해당 기술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분야인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재 파운드리 사업부에서 반도체 대외비 자료를 유출하려던 직원을 적발해 조사 중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파운드리 사업부의 한 팀에서 해당 정황이 포착된 상황"이라며 "당사자를 포함해 해당 부서원들 모두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정보보호 관련 위반 사례가 있어 조사 중인 것이 맞다"고 말했다.

사건은 회사 보안 서버에 업로드된 회사의 반도체 관련 대외비 자료를 A직원이 무더기로 열람하며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해당 직원이 하루 만에 수백 개 이상의 반도체 관련 파일을 열람한 기록을 의심,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 업무라고 생각하기에는 열람된 파일의 양이 너무 방대했다는 판단에서다.

A직원은 열람된 파일을 휴대전화를 이용해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원격업무시스템(RBS)에서는 캡처가 불가능한 구조라 모니터에 파일을 띄운 다음 이를 카메라로 찍은 것이다.

삼성전자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재택근무를 시행한 점을 악용한 사례로 판단된다. 실제 삼성전자는 기존 일부 직원만이 외부 업무를 위해 사용하던 RBS를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인원을 대상으로 확대했다. RBS는 삼성전자 직원이 자택 또는 이동 중 스마트폰이나 PC를 이용해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회사 업무망에 접속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해당 직원은 이 시스템을 이용해 외부에서 회사의 대외비 자료에 접근이 가능했다.

해당 직원이 열람한 자료의 범위나 중요도는 현재 조사 중이다. 다만 가장 우려되는 타 반도체 기업 등으로의 유출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 내부에서는 자료의 양이 너무 많고 수법이 치밀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 등 타국의 반도체 기업 등과의 유착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소식통은 "타국이나 타기업 등에 유출 정황이 있을 경우 가벼운 처벌이 아닌 수사당국 등에 대한 정식 고발 조치 등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해당 자료가 타 반도체 기업 등으로 유출됐을 경우 삼성전자가 입게 될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1위' 달성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파운더리 분야의 기술 유출은 삼성전자 입장에서 상당히 난처할 수밖에 없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 5나노 이하 등 첨단 미세 공정과 관련한 정보가 유출됐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 세계에서 5나노 반도체를 양산하는 곳은 삼성전자와 TSMC 등 단 두 곳 뿐이다.

한편 유출을 시도한 정보가 파운더리 분야를 넘어 다른 반도체 기술로 확산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의 경우 타 사업부서에 대한 자료 접근이 원천적으로 차단되지만, DS의 경우 직원이 권한이 높거나 참여한 프로젝트가 많을 수록 접근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A직원의 직급과 맡고 있던 업무에 따라 유출된 자료의 중요성이나 양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김진호 기자 rpl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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