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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남북 교통망 연결 - 한반도 교통개념이 바뀐다 ① [안정식 기자와 평양 함께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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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통일에 준비돼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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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이 되면 섬처럼 분리돼 있던 남한은 대륙으로 연결됩니다. 지금은 외국에 나가려면 무조건 비행기나 배를 타야 하지만 육로를 통해 외국으로 나가는 길이 열리는 것입니다.

현재 남한의 교통망은 가장 긴 거리가 서울-부산으로 500km 미만인데, 통일이 되면 부산에서 신의주나 청진, 나진까지 거리가 1,000km에 육박하거나 1,000km를 넘어가게 되고, 중국이나 러시아, 유럽까지를 상정할 경우 수천 km에 이르는 교통망이 연결되게 됩니다. 이렇게 교통망이 길어지게 되면 교통 개념에 대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데, 기존 도로 중심의 교통망을 철도 중심으로 전환하는 사고가 필요하게 됩니다. 500km 미만의 교통망에서는 하루 안에 운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도로 중심의 교통이 효용성이 있지만, 1,000km 혹은 대륙으로 수천 km까지 교통망이 확장되면 철도의 효용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철도 건설은 도로보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단시간 내에 철도 중심으로 교통체계 전환을 이루기는 어렵습니다. 통일 초기에는 남북한의 주요 지점을 연결하는 교통망 건설이 시급한 만큼, 일단 도로 건설을 우선한 뒤 중장기적으로 철도를 통해 대륙으로 교통망을 연결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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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교통망 확충이 가지는 의미



통일 뒤 남북 간 교통망을 확충하는 것이 어떤 정책적 의미를 가지는 지에 대해 먼저 점검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남북 교통망을 연결한다고 할 때 어떤 목적을 가지고 추진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제기입니다.

독일은 동독과의 통일 뒤 교통망 확충을 다음과 같은 목적 하에 진행했습니다. 첫째 동서독과 유럽 교통망 연결에 의한 동독지역 생활수준 향상, 둘째 철도 도로 등 노후화되고 위험한 시설의 복구, 셋째 교통 인프라 확충을 통한 동독 투자 유도, 넷째 교통망 투자에 의한 실업률 증가 억제.

남북한의 경우에도 교통망 연결은 독일과 비슷한 목적 하에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첫째 남북 간 그리고 한반도와 대륙 간 교통망 연결, 둘째 노후화되고 위험한 교통시설 복구, 셋째 교통 인프라 확충을 통한 북한 재건 기반 마련, 넷째, 산업 구조조정에서 비롯되는 실업자 구제.

앞의 세 가지 목적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겠지만, 네 번째 목적에 대해서는 잠시 설명이 필요할 듯 합니다. 교통망 연결의 목적에서 실업자 구제가 등장하는 이유는 통일 뒤 북한 지역 산업 재편 과정에서 다수의 실업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러한 실업자를 구제할 가장 효과적인 부문이 초기에는 건설수요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북한 재건 작업이 궤도에 올라 자본주의가 안착하게 되면 여러 부문에서 신규 고용이 창출되면서 경제도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겠지만, 과도기적 상황에서 실업을 구제할 우선적인 방법은 건설 수요일 수밖에 없고 그러한 맥락에서 교통 인프라 건설이 사고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남북 간 도로와 철도 연결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안정식 북한전문기자(cs7922@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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