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의원들이 22일(현지시간) 화상으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연설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 제공=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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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이탈리아 의회 연설을 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을 지지한다며 화답했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드라기 총리는 러시아의 확장주의를 비난하면서 러시아에 맞서는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드라기 총리는 "우크라이나는 단지 자신들만을 지키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크라이나는 우리의 평화와 자유, 안보를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전쟁 이후 우리가 힘들게 구축해온 질서와 인권에 기반한 다국적 질서를 수호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탈리아는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원한다"며 "나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과정에서 이탈리아가 우크라이나의 곁에 함께 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만 드라기 총리는 구체적으로 우크라이나의 가입 시기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았다.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위해서는 거쳐야 할 난관이 많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은 러시아를 자극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가입에는 분명한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반면 EU 가입에는 특별한 언급을 하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우크라이나가 EU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법치, 시장경제 등 여러 가입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에 현재 EU 회원국 중 상당수가 우크라이나의 가입에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드라기 총리도 우크라이나가 EU 가입하기 위해서는 기능적 통합을 위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22일(현지시간) 의회에서 볼로미디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연설 뒤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 제공=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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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이 발발한 뒤 나흘 만인 지난달 28일 EU 가입을 신청했다. 폴란드, 발틱 3국 등 동유럽 국가들은 즉각 지지 의사를 나타냈으며 다른 EU 회원국들은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이어 몰도바와 조지아도 EU 가입을 신청했다. EU에 마지막으로 가입한 회원국은 크로아티아다. 크로아티아는 2013년 EU에 가입했는데 가입 신청 뒤 10년 만에 가입이 승인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을 저지할 수 있도록 이탈리아가 모든 노력을 다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이탈리아 사람들이 평화를 지키고, 러시아가 오랫동안 준비한 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이탈리아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의 목표는 유럽이며 우크라이나가 아닌 여러분의 가치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는 전통적으로 서유럽 국가 중에서도 러시아와 가까운 편에 속한다. 현재 연정 내에서도 공개적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호감을 나타낸 의원들이 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이탈리아는 곧바로 우크라이나 지지 의사를 표명하며 러시아 제재 조치에 돌입했다. 이탈리아는 서유럽 국가 중 가장 많은 우크라이나인 공동체가 형성돼 있는 국가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탈리아에 살고 있는 우크라이나인은 약 23만6000명이며 러시아의 침공 뒤 우크라이나 난민 약 6만명이 이탈리아에 추가 유입된 것으로 추산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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