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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전력변환장치용 자성소재 국산화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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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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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재료연구원(KIMS, 원장 이정환) 금속분말연구실 정재원 박사 연구팀이 전기차 전력변환장치에 사용되는 고포화자화 및 고투자율 연자성 나노결정 리본 소재를 국산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KIMS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기존 소재와 비교해 포화자화를 약 30% 이상 높이면서도 이와 동등한 수준의 투자율 특성을 나타내는 초박형 연자성 소재 제조 기술이다.

초박형 나노 결정 합금 리본 소재는 1988년 일본 히타치금속에서 최초로 개발해 상용화했다. 최근 급성장 중인 전기차에 탑재되는 전력변환장치의 EMI 노이즈 제거를 위한 핵심 소재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해당 소재를 제조할 수 있는 기술과 산업 기반이 전혀 없으며, 해외 수입 소재 또한 기존 개발 합금에 의존해 낮은 포화자화 특성을 가져 향후 부품의 소형화 수요에 대응하기 어렵다. 소형화를 위해 소재의 포화자화가 기존 상용소재보다 높아야 하지만, 이를 위해 철 함량을 높이게 되면 재료의 비정질 형성능이 낮아져 손실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고포화자화 특성과 고투자율 특성을 동시에 높이는 것은 그동안 기술적 난제로 여겨져 왔다.

정 박사 연구팀은 기존 합금 소재의 철 함량을 높이며 이종 전이금속을 동시에 첨가해 합금 내 확산 속도를 제어했다. 이를 통해 10~20 나노미터(㎚) 수준의 나노 결정을 구현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또한 기존 소재 대비 포화자화를 30% 이상 높이면서 이와 동등한 수준의 투자율 특성을 갖는 초박형 연자성 소재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 이 소재는 기존 나노 결정 리본 합금에 필수적으로 함유됐던 니오븀(Nb)과 같은 고비용 원소의 함량을 30% 이상 저감해 제조 단가의 절감이 가능하고, 향후 이의 상용화 시 가격 경쟁력 확보 또한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용 나노 결정 리본 소재의 국내 시장규모는 2021년 기준 연간 20억 원 수준이다. 최근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으로 2025년 연간 225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국내 기술 및 제조 인프라의 부족으로 이를 전량 해외로부터 수입하고 있어 본 기술 개발을 통해 국산화에 성공하게 되면 수입 대체효과는 물론 해외 수출 또한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연간 자동차 판매량은 연간 8000만 대 수준으로 향후 기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이 완전히 이뤄지게 되면, 전기차용 나노 결정 합금 리본 소재 시장은 연간 1조 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책임자인 정재원 선임연구원은 “기존 소재를 대체하기 위한 나노 결정 합금 개발 연구는 국내 외에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고포화자화·고투자율 특성을 동시에 만족하는 소재를 구현하지 못해, 실제 상용화에 이르지 못하고 있었다”며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나노 결정 리본 소재의 국산화가 가능해 해당 소재를 필수로 활용하는 전기차 전력변환장치 생산기업의 수입 의존도 해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재혁신선도프로젝트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팀은 현재 개발한 고포화자화·고투자율 합금 소재와 파일럿(Pilot) 스케일의 리본 제조 기술을 관련 기업에 기술이전하고, 해당 기업의 양산화를 지원하며, 국내 리본 제조산업 구축과 소재의 완전 국산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 연구팀은 양산화가 이뤄질 경우 2025년 연 1500톤의 리본 생산으로 약 2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서명수 기자’ seo.myo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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