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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중국 항모 대만해협 통과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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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초 독자 기술 항모 '산둥함'
대만 최전선 진먼다오 앞바다 항해
'미국·대만 노린 고강도 무력시위'
한국일보

2020년 5월 29일 중국의 첫 국산 항공모함 산둥함이 하이난성 싼야기자에 정박해 있는 모습. 싼야=신화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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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중국이 대만해협에 항공모함을 들여보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이를 두고 미국과 대만을 노린 중국의 고강도 무력시위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중국 항공모함 산둥함이 대만해협 내 진먼다오 남서쪽 약 30해리(약 56km) 인근까지 접근한 모습이 촬영됐다고 전했다. 진먼다오는 대만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섬으로 대만의 최전선이다. 이 소식통은 산둥함의 항로가 대만과 너무 가까워 '도발적'(provocative)이며, 이전 임무가 밤에 수행된 것을 고려하면 낮에 이뤄진 이번 항해는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미국 해군 알레이버크급 미사일 구축함인 랠프 존슨함이 산둥함을 미행했으며, 대만도 군함을 파견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산둥함은 중국이 독자 기술로 건조한 첫 번째 항모다. J-15 전투기 40여대를 탑재할 수 있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때 먼 바다로 나가 '외부 세력'의 대만 군사 지원을 차단하는 역할을 할 전략 무기로 평가된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산둥함의 대만해협 통과 여부에 대한 질문에 직접적으로 대답하진 않았지만, "산둥함은 연례적인 훈련"이 있다며 통행을 사실상 인정했다. 다만 자오리젠 대변인은 "이것을 미국과 중국 정상 간 통화에 연관 지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최근 미국과 대만의 협력 강화에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한다며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해 왔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만에 군사적으로 큰 위협이 되는 산둥함이 대만해협을 항해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중국이 대만과 관련해선 양보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미국 측에 보여주는 '시위성' 이라고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한국 시간 오후 10시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전화 통화를 시작했다. 통화에선 우크라이나 침공 등 세계 현안과 양국 간 경제 문제 등 상호 관심사 등이 논의될 예정이라고 미국 관리들은 밝혔다.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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