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9일 만에 닻 올린 윤석열 인수위, 국정 밑그림 본격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오늘(18일) 현판식을 열고 공식 출범했습니다. 3·9대선 이후 9일 만입니다.

오는 5월 대통령 취임식 때까지 50여 일간 운영될 인수위는 윤 당선인의 '일하는 정부' 기조를 바탕으로 새 정부의 국정 비전과 과제를 정한다는 방침입니다.

인수위는 오늘 오전 10시 30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건물 입구에서 윤 당선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 권영세 부위원장을 비롯한 24명의 인수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인수위 현판식을 진행했습니다.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도 함께했습니다.

안 위원장을 포함해 모든 참석자는 붉은색 계열의 넥타이를 맨 반면에 윤 당선인은 홀로 옅은 푸른색 넥타이 차림이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흰 장갑을 낀 윤 당선인은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한 뒤 현판식 가림막에 붙어 있는 줄을 잡아당기며 인수위의 본격적인 출범을 알렸습니다.

행사는 삼엄하고 철저한 국가원수급 경호 속에 진행됐습니다.

야외에서 열린 현판식이었지만, 일부 풀기자를 제외한 취재진은 건물 현관 바깥으로 4차선 대로변을 건너 먼발치에서 지켜봐야 했습니다.

윤 당선인은 이후 사무실 내부로 자리를 옮겨 첫 전체회의를 열고 인수위 운영 규정과 예비비안을 의결했습니다.

'윤석열 인수위'는 출범부터 빠른 편입니다.

2000년대 들어 인수위를 가동한 역대 정권 중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인수위가 당선 이후 7일 만에 들어서 가장 빨랐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인수위는 18일, 노무현 전 대통령 인수위는 11일이 걸렸습니다.

하루빨리 정부 인수인계를 마무리하고 '윤석열 정부'만의 국정 과제 로드맵을 수립하는 단계로 넘어가겠다는 윤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윤 당선인은 첫 전체회의를 주재하며 "무엇보다 새 정부는 일 잘하는 정부, 능력과 실력 겸비한 정부가 돼야 한다"며 "인수위는 신속한 업무 파악을 하고 개선해나갈 점과 새롭게 추진해야 할 과제들을 빈틈없이 챙겨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습니다.

실질적인 인수인계 절차는 내주부터 본격화합니다.

김은혜 대변인은 오전 브리핑에서 "전문위원과 실무위원 인선은 가급적 오늘 안으로 마무리하려고 한다. 늦으면 하루 정도 주말까지 오차가 있을 수 있다"면서 "다음 주 월요일에는 전문위원, 실무위원 시스템을 장착해서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인수위가 공식 활동에 들어가면 분과별로 기존 정책에 대한 정부 보고와 검토를 우선으로 거친 뒤 필요한 경우 기존 정책을 수정하고 새로운 정책을 반영하는 작업을 하게 됩니다.

국정 목표와 과제를 설정하는 기획조정분과를 비롯해 청와대, 총리실, 국가정보원 등을 담당하는 정무사법행정분과, 경제1·2분과, 외교안보분과 등의 경우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를 상당 부분 수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안 인수위원장은 회의에서 "50여 일 동안 우리나라 전체 국정 과제 철학을 정비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라면서 향후 인수위 운영과 국정 과제 수립 과정에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위원들이 개별적으로 검토된다고 말만 해도 정책이 변경 폐기되거나 사회 혼란이 많이 온다"며 '개별 의견 자제령'을 내렸습니다.

인수위는 최우선 국정 과제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꼽았습니다.

윤 당선인은 코로나비상대책특위 활동과 관련해 "영세 자영업자·소상공인분들에 대한 신속한 손실 보상과 더불어 방역, 의료 문제 등을 중점 다뤄주시길 바란다"며 "또 다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올 경우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준비도 부탁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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