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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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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은 '고소영', 박근혜는 '성시경'…윤석열 사람들은 'MSG(이명박계·서울대·박근혜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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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직 인수위 가동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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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구성이 대선 8일 만인 17일 완료됐다. 외교안보 분야는 MB계 인사들, 경제정책 분야는 박근혜정부 인사들이 많고, 학계 인물들은 서울대 출신이 많다는 점이 눈에 띈다. 과거 MB정부 때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출신), 박근혜정부 때 '성시경'(성균관대·고시·경기고 출신) 같은 핵심 키워드가 뚜렷하게 드러나기보다는 '통합·전문성'을 고려한 인사라는 평이다. 여성 인수위원은 4명으로, 남성 비율이 높은 편이다.

'MB맨의 귀환'은 외교·안보·국방 분야 인선에서 두드러진다. 외교안보분과 간사를 맡은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2차관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외교안보 분야를 조언해왔다. 분과위원인 김태효 전 청와대 대통령전략기획관은 자타공인 '안보 분야 실세'로 통했다. 국방 분야 인수위원이 된 이종섭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도 MB정부 때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에서 준장 계급장을 달고 안보정책담당관으로 재직했다. 경제 관련 분야에서는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을 도맡았던 인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경제 1분과(거시경제·경제정책·금융)는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차관이 간사로 임명됐다. 기획조정분과 간사를 맡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박근혜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뒤 박근혜정부의 심장이라고 불리던 대구 달성군에서 재선에 성공한 인물이다.

아울러 당선인의 정책특보로 강석훈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김현숙 전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이 임명됐는데, 박근혜정부 끝까지 경제정책의 입안·실행자로 있었던 인물들이다.

인수위 인선에서 안철수 위원장 측 인사가 어느 정도 반영되는지도 관전 포인트로 꼽혀왔다. 매일경제 취재 결과 전체 24명 인수위원 중 안 위원장이 직접 추천했거나 안 대표와 연이 깊은 인사는 6명 이상으로 파악된다. 일찍이 기획조정분과에 자리 잡은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과 경제2분과 고산 '에이팀벤처스' 대표, 사회복지분과 위원으로 선임된 백경란 성균관대 의대 교수 겸 대한감염학회 이사장, 김도식 서울시 정무부시장, 과학기술교육분과 남기태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신용현 대변인 등이다.

고 대표와 백 이사장, 김 정무부시장의 경우 안 위원장이 먼저 추천하고 윤 당선인 측에서 수용하는 형태로 인선이 이뤄졌다. 고 대표는 2007년 9월 한국인 1호 우주인으로 선정돼 훈련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열람이 허락되지 않은 교재를 열람했다는 이유로 러시아 측에서 예비우주인으로 강등했고, 이소연 씨가 탑승했다. 백 이사장과 김 정무부시장은 안 위원장과의 연이 특히 깊다.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내과분과 과장을 역임한 뒤 성균관대 의과대학에서 교수를 지낸 백 이사장은 안 대표의 서울대 의대 1년 후배, 안 대표 배우자인 김미경 교수의 의과대학 동기다.

김 정무부시장은 2012년 18대 대선에서 무소속 출마한 안 위원장의 비서실 팀장을 맡으면서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10년간 안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지키며 핵심 참모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4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과정에서 당시 안 위원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야권 단일화의 조건으로 서울시정 공동 운영을 내걸면서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임명돼 1년간 오 시장의 시정 운영을 도왔다. 세계 최초로 신개념 탄소중립 연료를 생산하는 데 성공한 '젊은 과학자' 남기태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역시 안 위원장 추천으로 과학기술교육분과 위원을 맡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경제 1분과 위원으로 참여하는 신성환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는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5년 금융연구원장을 지냈지만, 안 위원장과의 연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로 임명된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 역시 지난 서울시장 재보선 때 당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안철수 대표에 대한 비난을 멈추라"고 비판하는 등 안 위원장과 관계가 나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인수위원 24명을 분석하면 학계 인사가 많다는 것도 특징이다. 그중 서울대 출신이 가장 많다. 서울대를 졸업한 인수위원은 총 13명으로 절반이 넘는 압도적 비율을 차지했다. 고려대와 연세대 출신은 각각 2명으로 그다음을 기록했다. 성균관대, 서강대, 경기대, 광운대, 명지대, 육군사관학교, 한국항공대가 각각 1명씩 이름을 올렸다.

직업별로는 현직 교수 출신이 절반에 가까운 11명으로 가장 많았다. 분과별로 교수 출신이 최소한 1명씩 포함된 형태다. 이는 분과별로 전문성과 데이터를 갖춘 인사가 필요하다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현역 국회의원이 6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박 의원과 함께 이날 사회복지문화분과 간사로 정해진 임이자 의원은 한국노총 출신의 재선 의원으로,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 공기업 노동이사제 등에 찬성 입장을 밝혔을 때 조력한 인물이다.

여성 인수위원은 임 의원과 신용현 대변인, 정무사법행정분과의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사회복지문화분과의 백경란 교수 등 4명이다. 24명 중 약 17%만 여성이라 성비는 남성으로 쏠린 셈이다. 이에 대해 윤 당선인 측은 기계적인 성비 조절보다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선을 했다는 입장이다. 앞서 여성할당제나 영호남 지역 안배 등을 고려하지 않고 전문성과 실력을 우선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각 분과 인수위원들은 위원회 회의에 참여하면서 위원장의 명을 받아 업무를 지휘·감독한다.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 등에 따르면 인수위원장, 부위원장, 24명의 인수위원은 '명예직'으로 규정돼 있다. 특히 정부 교체 시기는 새로운 정책 로드맵 구성이 핵심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새로 들어서는 정부에서 장관 등의 요직으로 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김명환 기자 / 정주원 기자 /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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