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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러시아, 폴란드 25㎞ 전방까지 포격… “나토 향한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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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군수지원 통로인 우크라 서부지역 공세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으로 고전 중인 러시아군이 전선을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폴란드·루마니아 국경에 인접한 우크라이나 서부로 확대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그동안 수도 키이우(키예프) 일대와 남부 흑해 연안 지역을 주로 공략해 왔으나, 서부 국경 지대를 통한 서방의 군수 지원으로 우크라이나군 전력이 보강되자 이 지역에 대한 본격적 공세에 나선 것이다. 마르신 프지다츠 폴란드 외무차관은 “러시아가 나토에 위협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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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주(州) 야보리우 군사기지 주변에서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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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국방부는 13일 오전(현지 시각) 러시아군이 서부 르비우주(州) 야보리우에 있는 군 훈련 시설 국제평화안보센터(IPSC)를 전격 공습했다고 밝혔다. 영국 BBC는 “30발 이상의 순항미사일이 공습에 동원됐다”며 “이 공격으로 35명이 사망하고 134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IPSC에서는 ‘국제 의용군’에 자원한 외국인들이 훈련을 받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은 이날 오후 “야보리우의 군 시설을 공습해 우크라이나의 ‘외국 용병’ 180여 명을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야보리우는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국경에서 동쪽으로 불과 25㎞ 떨어진 도시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IPSC는 평화유지군 훈련을 위해 나토군 교관들이 일하던 곳”이라며 “이번 공격은 EU와 나토 국경 인근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테러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BBC도 “우크라이나 동·남·북을 주로 공격해 온 러시아군이 서부 르비우 인근으로 공격을 확대하면서 (전선 확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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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 키이우 아파트 공습… 주민 7명 사상 - 14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소방관들이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불이 난 아파트 건물에서 부상당한 주민을 구조하고 있다. 키이우 외곽에서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의 교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전날 러시아군의 아파트 포격으로 주민 최소 1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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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나토 회원국으로의 확전 가능성에도 불구, 이 지역을 공격한 것은 러시아군 상황이 좋지 않음을 시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군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군사 지원 및 보급 행렬은 선제 공격 목표가 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 영토로 오는 외국 용병 제거도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남서부 국경 지역에도 러시아 공격이 거세지고 있다. 러시아군은 이날 우크라이나 공군이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남서부 이바노-프란키우스크의 공항을 공습했다. 이 도시 역시 EU 및 나토 회원국인 루마니아의 국경과 100㎞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주(駐)우크라이나 한국 대사관이 임시 대피한 루마니아 국경 인접 도시 체르니우치와도 가깝다.

수도 키이우에선 시내와 주변 소도시에 대한 러시아군의 포격이 계속됐다. CNN 등은 “키이우 북부의 안토노프 공항 활주로와 시설이 상당 부분 파괴됐고, 시내 아파트에 포탄이 떨어져 1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개전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군의 무장 드론이 키이우 시내에 출현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군은 “공격을 시도하려는 러시아 드론을 발견해 격추했다”며 추락한 드론의 사진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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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공 19일째 우크라이나 전황


러시아군은 남부 흑해 연안 항구 도시 마리우폴에 대한 포위 공격도 강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현재 약 40만명의 마리우폴 시민이 고립돼 굶주림과 식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러시아에 인도주의 통로(민간인 탈출로) 개설을 계속 요구 중”이라고 밝혔다. BBC는 “중부의 물류 중심지 드니프로에도 14일 러시아군의 공습이 재개됐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의 전방위적 공세가 가중되면서 우크라이나를 떠나는 피란민 행렬은 더욱 길어지고 있다. 유엔 국제이주기구(IOM)는 14일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에서 280만명 이상이 이웃 국가로 떠났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이 국제사회가 사용을 금지한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동부 루한스크주 포파스나시(市)의 올렉시 빌로시츠키 경찰서장은 지난 13일 “러시아 파시스트들이 우리 마을에 백린탄(白燐彈)을 쏟아붓고 있다”고 밝혔다. 포파스나시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 있지만, 친러 반군의 루한스크공화국이 아닌 정부군 지역에 속해 있다.

백린탄은 폭발 시 사방으로 퍼지면서 다량의 맹독성 연기를 낸다. 파편이 인체에 닿으면 꺼지지 않고 계속 타들어가 극심한 고통을 일으킨다. 이 때문에 열압력탄(진공 폭탄), 집속탄(클러스터 폭탄)과 함께 제네바 협약에 의해 금지된 대량 살상 및 비인도적 무기로 분류되고 있다. 국제형사재판소(ICC)와 독일 검찰 등은 최근 러시아군의 열압력탄과 집속탄 사용 증거를 발견하고 전쟁 범죄 혐의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한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4차 협상을 14일 오후 화상으로 진행했으나 기술적 문제로 중단돼 하루 뒤 재개하기로 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6일 오전(현지 시각) 미국 의회에서 화상 연설을 하기로 했다.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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