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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나토 인접한 국제의용군 훈련소 공습… ‘확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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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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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주 야보리우 국제평화안보센터(IPSC) 주변에서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야보리우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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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13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국경에 인접한 국제의용군 훈련소를 공습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인적·물적 보급로를 직접 타격하며 확전의 긴장감을 키운 것이다. 나토는 러시아의 공격이 회원국의 영토까지 닿을 경우 전면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강력히 경고했다.

로이터·AFP 통신 등은 이날 새벽 러시아군이 30발 이상의 미사일로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주의 야보리우 국제평화안보센터(IPSC)를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이 시설은 우크라이나 서부에서 가장 큰 군사훈련 시설로, 2015년부터 미군과 나토군이 자체 훈련을 하거나 우크라이나군을 훈련시켰던 곳이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를 도우러 온 국제의용군들의 훈련소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국경에서는 불과 25㎞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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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은 IPSC에서 외국 용병들을 훈련하고 편성했으며, 외국에서 지원된 무기 등 군사장비를 보관하고 있어 공습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전날에도 서방 국가로부터의 무기 지원이 공격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위협한 바 있다.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공습 뒤 브리핑에서 “180명의 용병과 대규모 외국 무기들이 제거됐다”면서 “우크라이나 영토로 오는 외국 용병 제거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번 공격으로 35명이 사망하고 134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외국인 의용군들의 피해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외국인 교관들이 이곳에서 일하고 있었다”며 “피해자 정보를 확인하는 중”이라고 적었다. 다만 나토 교관들의 경우, 지난 2월 중순에 우크라이나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나토군 관계자는 공격 당시 IPSC에 나토군 병력이 없었다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ABC 방송에 출연해 이번 공격으로 사망한 미군 병사는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전쟁초 우크라이나의 동남부 지역을 주로 공격했으나 최근 서쪽으로 공격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이날 루마니아 국경과 가까운 우크라이나 서남부 도시 이바노-프란키우스의 비행장도 공습했다.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의 가장 서쪽에 감행된 공격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무기를 실은 수송 행렬도 공격할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야보리우는 폴란드 국경에서 차량으로 30분 거리로, 서방의 무기를 우크라이나로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공세가 회원국 코앞까지 다가오자 나토는 러시아와의 직접적인 충돌 가능성을 우려하며 경고 발언을 쏟아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실수로라도 나토 영토를 넘어선 공격을 할 경우 연합군의 전면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에서도 “중대한 긴장 고조행위”라는 비난이 나왔다.

일각에선 나토가 지난 10일부터 노르웨이에서 대대적인 합동 군사훈련을 시작한 만큼, 러시아와의 긴장이 향후 더 고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나토 25개 회원국들은 이번 훈련에 3만명의 병력을 파견한 상태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훈련은 8개월 전에 발표됐지만, 우크라이나 전투가 폴란드 국경까지 접근하고 동맹 전체에 경종을 울리면서 더 큰 의미를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공격 범위 확대를 계기로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나토의 적극적인 개입을 다시 촉구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14일 영상연설에서 “(러시아 공습의) 피해 장소는 러시아를 위협하는 어떤 일도 벌어진 적이 없는 곳이며, 나토 경계에서 고작 20여㎞ 떨어진 지역”이라며 “우크리이나 상공을 폐쇄하지 않는다면 러시아의 로켓포가 나토 국가들의 영토에 떨어지는 일은 시간문제”라고 주장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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