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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참전 의용군 대 시리아 용병…우크라이나, 국제전 비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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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어린이 병원. [로이터=dusgkqsb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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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에 외국 전투원이 대거 몰려들자, 일각에서는 이들이 이번 전쟁을 국제전으로 비화하는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현재 교전이 격화되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의 다급한 병력 동원으로 인해 외국 전투원이 속속 투입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에 따르면, 현재 외국인 의용군은 52개국 출신 2만여 명이다. 유럽 출신이 대다수고, 미국·한국·인도 출신도 포함됐다.



우크라 의용군 2만명…일부는 최전선 배치



앞서 지난달 27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의용군 참여’를 호소한 이후, 소속국의 만류에도 전장에 뛰어들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찾는 민간인이 늘어나는 추세다. 영국의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 군대는 90만 명으로, 우크라이나 군대 20만9000명의 3배가 넘는다. WSJ는 “우크라이나는 병력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전문 기술과 경험을 갖춘 베테랑 병사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들 의용군을 ‘영토수호 국제부대’로 명명하고 공식 부대에 배치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정규군의 일부로 편입돼 우크라이나 장교의 지휘를 받는다. WSJ는 일부는 이미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다고 전했다.

의용군들은 러시아의 침공이 국제법 위반이며, 인권침해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운다. 우크라이나 의용군으로 참전 중인 조지아(러시아어 그루지야)의 전 국방장관인 이라클리 오크루아시빌리는 “러시아와의 전쟁은 우리가 2008년 지나온 길”이라며 “단지 우크라이나만을 위해 참전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영국 출신의 전 왕립 엔지니어는 “마리우폴의 산부인과가 폭격당한 것을 보고 ‘러시아에 맞서 싸워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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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마리우폴에서 포격으로 피해를 입은 산부인과 병원에서 부상당한 임산부를 옮기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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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시리아·아프리카 용병 끌어모아



이에 맞서 러시아는 돈을 주고 외국인 병사를 끌어모으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2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군의 침공을 강화하기 위해 외국인 자원병 모집을 승인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중동출신 1만6000명을 포함해 많은 자원자가 돈바스 지역 주민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보고하자 내린 지시다.

영국 BBC 방송은 푸틴 대통령이 언급한 자원병 중에는 시리아 등지에서 시가전에 숙달된 병사가 포함됐다고 전했다. 시리아 병사들은 러시아로부터 6개월 채용 조건으로, 월급 300달러(약 37만원)씩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더타임스는 러시아가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을 포함해 아프리카국가의 병사들을 데려올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의용군·용병 등 외국인 전투원들이 전쟁터에 투입되는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전쟁 양상이 격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사상적으로 경도된 이들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채 전장에 투입되면 각각 “정의를 수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폭력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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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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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외국 전투원 공격…서방개입 도화선"



실제로 국제테러 단체들의 온라인 활동을 추적하는 미국의 비정부 연구단체 ‘시테(SITE) 인텔리전스 그룹’은 유럽과 북미에서 극우세력이 의용군에 자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테는 극우세력이 러시아를 구소련과 연계시켜 이번 전쟁을 공산주의에 대항하는 전투로 인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칫 이들이 전장에서 돌발행동을 벌일 경우, ‘우크라이나의 탈나치화’를 침공 명분으로 내세운 러시아의 궤변을 정당화할 빌미를 제공하는 등 향후 난제가 뒤따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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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미 육군이 우크라이나로 보낸 탄약, 무기 및 기타장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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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심각한 문제는 국제전 비화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개입하면 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군수물자 등 측면 지원만 계속하고 있다. 서방국가는 의용군 역시 ‘우회적인 파병’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자국민들의 가세를 적극적으로 막고, 일부 처벌까지 하고 있다. 로버트 팔리 미국 켄터키대 패터슨스쿨 선임강사는 “러시아군이 서방의 무기지원 호송대나 외국인 전투원을 의도적으로 공격한다면, 서방 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개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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