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김현정 디자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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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공포에 빠트린 코로나19(COVID-19) 변이 델타와 오미크론, 이 두 변이가 섞인 '델타크론' 변이가 미국과 유럽에서 발견됐다. 델타크론의 전염력이나 위험도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 없지만, 전문가들은 앞선 변이처럼 큰 유행이 일어날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을 선언한 지는 지난 11일로 2년을 넘어섰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우세종이었던 델타와 올겨울 코로나19 확산의 주범이었던 오미크론이 혼합된 델타크론 변이가 등장했으며, 소수지만 미국과 유럽 등에서 감염자가 보고되고 있다.
지난 10일 기준 국제 바이러스 시퀀스 데이터베이스에 보고된 델타크론 샘플은 △프랑스 33건 △덴마크 8건 △독일 1건 △네덜란드 1건 등이다. 미국에서도 2건의 델타크론 감염 사례가 발견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델타크론이 최초 발견된 건 지난 1월이다. 지중해의 섬나라 키프로스공화국에서 처음 보고됐는데, 이는 잘못된 실험실 작업으로 인한 오류로 판명 났다. 이어 지난달 워싱턴DC 공중보건연구소의 과학자 스콧 은구옌 박사가 국제인플루엔자정보공유(GISAID)에 제출된 프랑스의 코로나19 샘플을 조사하던 중 델타크론을 발견했다.
이 샘플이 두 개의 변이에 한번에 감염된 환자에게서 나온 것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분석 결과 동시 감염이 아닌 두 가지 변이(델타·오미크론)로부터 나온 유전자 조합을 지닌 것으로 바이러스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바이러스를 '재조합체'(recombination)라고 부른다. 이후 은구옌 박사는 네덜란드, 덴마크 등의 샘플에서 동일한 패턴의 변이를 추가로 발견했다.
치명률이 높은 델타와 전염성이 강한 오미크론이 섞인 변이지만, 전문가들은 아직까지는 크게 우려할 만한 바이러스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감염 사례가 지금까지 50여건에 불과해서다. 이 변이가 최소 1월부터 존재했음에도 기하급수적으로 확산하는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델타크론의 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자가 대부분 오미크론에서 유래됐다는 점도 이 변이에 대한 우려를 낮추는 이유다. 감염 또는 백신을 통해 생성된 항체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주요 표적으로 삼는다. 따라서 오미크론에 대한 항체를 지난 사람들은 델타크론에도 보호 능력을 갖게 된다.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의 바이러스학자 에티엔 시몬-로리에르 박사는 "델타크론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오미크론과 매우 유사해 신체가 이 변이를 오미크론처럼 인식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미크론과 같은 스파이크 단백질 특성을 갖고 있어 중증으로 이어질 확률도 낮다. 오미크론의 스파이크 단백질은 코나 상기도(인두·후두·목구멍)를 통해 쉽게 침투하지만 폐 깊숙한 곳에는 침투하지 못한다. 델타는 주로 폐를 공격해 중증도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질병통제센터(CDC)와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 델타크론을 관심 변이 혹은 위험 변이로 분류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마리아 밴 커코브 WHO 기술팀장은 "(델타크론) 감염 사례가 매우 적다"면서 "WHO는 이 변이를 추적하고 있으며, 현재까지는 중증도가 다른 변이와 다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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