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 2022.03.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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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통령 선거는 1위와 2위 후보 간 득표율 차이가 0.73%포인트에 불과한 '초박빙' 승부였다. 득표 집계 방식을 바꿔 이번 대선이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 투표였다고 가정하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
10일 중앙일보가 대선 득표 결과를 토대로 국회의원 의석 수를 집계해봤다. 총선과 달리 대통령 선거에서는 거대 양당 후보에 대한 표 쏠림이 극명하다. 현행 선거법상 총선에선 정당 득표율이 3%를 넘어야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 받는다. 이번 대선에선 3위인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득표율이 2.37%에 그쳤다. 따라서 전체 300석을 양당이 양분하는 것으로 산출했다. 이번 시뮬레이션은 두 당의 상대적 차이를 보는 데 의미가 있다.
이번 재보궐선거를 반영한 현재 국회 의석 수는 더불어민주당이 172석, 국민의힘이 110석이다. 하지만 대선 투표율을 단순 대입하면 국민의힘 154석, 더불어민주당이 146석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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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에선 민주당 120석, 국민의힘 133석
일단 253개 지역구에선 국민의힘이 133석, 민주당이 120석을 나눠 가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대선 득표 결과를 읍면동(행정동) 단위로 구분해 발표한다. 이번 조사에서는 2020년 치러진 21대 총선 당시 선거구의 읍면동 구분 기준을 적용했다. 21대 총선 이후 합병, 분할된 읍면동도 보정 작업을 거쳐 분석에 반영했다. 또 선관위에서는 관외사전투표, 재외투표 등 결과를 시군구 단위로만 제공하고 있는데, 한 시군구에 여러 선거구가 존재하는 경우 해당 시군구의 관외사전투표 결과치를 선거구별 유권자 비율에 맞춰 배분했다.
대선 득표 결과를 국회의원 선거구로 배치하면.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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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25 대 24 '박빙'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서울에서 이재명 후보에 득표율 4.83%포인트 차로 앞섰다. 25개 자치구에서는 윤 당선인이 14곳, 이 후보가 11곳에서 앞섰다. 하지만 총선 방식을 적용하면 서울 49개 지역구는 국민의힘 25석, 민주당 24석으로 나뉜다.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8석을 확보하는 데 그친 것과는 차이가 난다.
특히 국민의힘은 '강남3구'로 불리는 강남구(3곳), 송파구(3곳), 서초구(2곳)의 선거구 8곳을 모두 독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곡동, 대치동, 삼성동 등이 있는 강남구병은 국민의힘에 표가 몰리며, 득표율이 71.35%로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특히 대치동 은마아파트 주민들이 참여한 대치2동 제2 투표소에서는 국민의힘이 득표율 76.2%로 몰표를 얻었다. 반포 초고가 아파트 밀집지역인 서초구갑(68.05%), 재건축 기대감이 큰 압구정동 아파트 지역구(강남구갑 67.91%) 등 국민의힘 득표율이 특히 높았다.
20대 대선 서울시 개표 결과.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
이들 지역은 노후 재건축 아파트가 밀집해 있고, 문재인 정부의 공시지가 현실화와 종부세율 인상 등으로 재산세 폭탄을 맞은 곳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강남, 서초구 등 집값이 비싼 동네에 보수층이 많이 살기도 하지만 유주택자들의 실질적인 세금 부담을 줄이겠다는 윤 당선인이 부동산 관련 공약도 표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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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구갑, 광진구갑…민주당 텃밭도 '윤석열' 우세
21대 총선에서 '강남3구' 중 유일하게 민주당이 차지한 송파구병에서도 국민의힘 지지가 52.6%로 높았다. 민주당 4선 의원이 포진한 마포구갑(노웅래), 서대문구갑(우상호), 영등포구갑(김영주) 등과 15대 총선 이후 민주당 텃밭이던 광진구을 등에서도 국민의힘 득표율이 민주당보다 더 높았다.
서울 집값과 윤석열 당선인 득표율 비교.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
경기도는 민주당이 전체 59석 가운데 49석(83.1%)을 차지했다. 다만 21대 총선 때 의석 수 차이(53대 5)는 다소 줄어드는 것으로 나왔다. 성남분당구갑을, 안양동안구을, 의왕과천시 등 재건축·리모델링 등 정비사업 논의가 진행 중인 지역구에서 국민의힘이 우세했다. 대구, 부산, 강원, 경남, 경북에서는 국민의힘이, 전남, 전북, 광주, 제주, 세종에선 민주당이 전체 지역구 의석을 휩쓸었다. 또 국민의 힘은 대전·충남·충북 지역구 26곳 가운데 21곳에서 우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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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대표는 민주당 26석, 국민의힘 21석
비례대표 의석(47석)은 국민의힘이 21석, 더불어민주당이 26석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 비례대표 의석 배분 기준은 너무나 복잡하다. 그래서 참여연대가 만든 의석 수 계산기(watch.peoplepower21.org/election)를 활용했다. 일단 국민의힘은 30석 상한이 있는 준연동형 비례대표로 12석을 차지하고, 민주당이 나머지 18석을 가져간다. 정당득표율로 가리는 병립형 비례대표에선 국민의힘 9석, 민주당 8석이다.
지역구에서 난 13석 차이를 비례대표에서 5석 줄이면서 양당의 최종 의석 수 차이는 8석이 됐다. 실제 총선에선 소수 정당이나 무소속 후보가 당선될 수 있다. 소속 정당 뿐 아니라 개별 후보의 경쟁력도 큰 변수다. 게다가 다음 총선은 2년이나 남아 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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