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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남북정상회담은 쇼"... 윤석열, '힘의 리더십'으로 '문재인식 평화' 지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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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시대, 이렇게 달라진다] 외교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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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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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Resetㆍ재설정).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문재인 정부의 정책들을 확 뜯어고치겠다고 선언했다. 그중에서도 ‘반(反)문재인’ 성향이 가장 두드러지는 분야가 외교안보다. 문 대통령의 대표 안보 브랜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종전선언’은 폐기가 기정사실이다. 대신 윤 당선인은 선제타격론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추가 배치 등 ‘힘에 의한 평화’를 새 접근법으로 제시했다. 180도 달라진 외교안보 기조는 남북관계는 물론, 한미ㆍ한중ㆍ한일관계 등 한반도 정세에 일대 변화를 몰고 올 수밖에 없다. 당연히 파장의 강도 역시 가늠하기 어렵다.

"北 도발, 힘으로 제압"... 남북 경색 길어질 듯


윤 당선인은 10일 대국민 당선 인사에서 “당당한 외교, 튼튼한 안보”를 거듭 강조했다. 한미동맹 강화와 강경 대북정책이 뼈대다. 특히 북한을 겨냥해 “불법적이고 불합리한 행동에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했다. 가령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면 좌고우면하지 않고 즉각 대응하는 식이다.

대화가 실종된 남북 교착 장기화는 예고된 수순이다. 그는 북핵 문제에서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달엔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쇼는 하지 않겠다”는 말도 했다. 북한의 비핵화에 따른 상응 조치는 유지하되, 실질적 성과가 담보돼야 보상도 하고 대화 테이블에 마주앉겠다는 뜻이다.

북핵 대응 수단은 강한 억지력 확보로 마련한다. ‘핵우산’ 등 한미의 확장 억제 실행력을 높이고, 현 정부에서 축소됐던 한미연합군사연습(한미훈련)도 실기동 방식으로 정상화할 계획이다. 또 사드 추가 배치 외에 선제타격 능력인 ‘킬체인(Kill-chain)’을 포함한 한국형 3축체계를 강화해 고도화하는 북한 미사일에 맞서기로 했다. 한미훈련과 대북제재에 알레르기 반응을 하는 북한의 반발 수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즉각 장거리 로켓 발사를 수반하는 ‘다량의 군사정찰 위성’ 배치를 지시해 군사적 대결을 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동전의 양면... 한미동맹↑한중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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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왼쪽) 대통령 당선인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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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당선인은 ‘한미동맹’을 강화하면 우리 정부가 한반도 이슈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5년간 한미의 신뢰가 저하됐다고 보고, ‘전략적 모호성’을 앞세워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추구했던 태도에서 벗어나 친미 색채를 확실히 부각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한미 공조의 일환으로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 재편에도 적극 동참한다. 대표적으로 문재인 정부가 거리를 뒀던 미국의 대중 견제 협의체 ‘쿼드(Quad)’ 가입을 저울질하고 있다. 달라질 한미동맹의 청사진은 조만간 드러난다. 5월 취임 직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방한이 예상되는 만큼, 윤 당선인의 외교력을 보여줄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문제는 격화하는 미중 패권 경쟁을 감안할 때 대미관계에 무게를 둘 경우 한중관계 악화를 감수해야 한다는 점이다. 윤 당선인은 이미 중국을 자극할 만한 발언을 여럿 내놓았다. 현 정부의 대중정책을 ‘저자세 외교’로 규정했고, 사드 추가 배치와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 편입, 한미일 군사 동맹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3불 정책’ 철회 입장을 내비쳤다. 하나같이 중국이 핏대를 세울 조치다. 다만 공약집에서 중국을 ‘최대 무역 상대국이자 북핵ㆍ미사일 해결 등을 위한 주요 이해 관계국’으로 명시한 것을 보면, 중국의 경제ㆍ안보 가치를 마냥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일관계 복원하겠다지만... 과거사 묘수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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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기억연대 회원들이 지난달 2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인근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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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내내 냉각기로 일관했던 한일관계를 어떻게 복원할지도 관심사다. 일단 윤 당선인은 1998년 ‘김대중ㆍ오부치 선언’을 계승해 양국의 꼬인 실타래를 적극적으로 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강제동원 등 한일의 갈등을 초래한 과거사 문제를 정상 간 ‘셔틀 외교’ 복원 및 고위급 협의채널 가동을 통해 ‘포괄적’으로 해소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한국이 과거사 해결책을 가져오라’는 일본 정부의 태도는 변함이 없다. 가뜩이나 최근 사도광산 문화유산 등재 추진 등 침략 역사를 미화하려는 일본의 꼼수는 도를 더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칫 관계 개선에 매달려 과거사 이슈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다간 “일본에 굴복했다”는 비판 여론에 직면할 수 있다.

김민순 기자 s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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