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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韓 조선, 천정부지 고유가에 '앓던 이' 드릴십 빠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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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머니투데이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소난골 드릴십 /사진=대우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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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다. 고유가로 인해 오일메이저의 이익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조선업계의 악성 재고로 평가되는 드릴십 매각 성사 기대감 또한 높아지는 분위기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전날보다 3.72달러 상승한 배럴당 119.40달러에 장을 마쳤다. 두바이유는 3.23달러 상승한 118.18달러, 브랜트유는 3.72달러 상승한 119.40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의 경우 장중 한때 139.13달러까지 치솟으며 2008년 7월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날 국제유가가 140달러 대 진입을 코앞에 뒀을 정도로 폭등하다가 120달러 안팎에 장을 마치며 진정될 수 있던 것은 미국이 대(對) 러시아 제재 수위를 높이겠다는 예고와 독일이 이번 제재에서 발을 빼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는 소식이 차례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주요국의 움직임에 따라 불과 하루 사이에 배럴당 20달러 안팎의 급등락이 발생한 셈이다.

조선업계도 이 같은 유가 흐름과 국제 정세 변화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1기당 매년 100억원 이상의 유지보수비가 소요돼 악성재고로 불리는 재고 드릴십의 매각을 저울질하고 있어서다. 현재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2기, 3기의 재고 드릴십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유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던 지난해 11월과 12월 각각 1기의 재고 드릴십을 매각한 바 있다.

재고 드릴십 매각에 성공한 이후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추가 구매 문의가 늘었다는 후문이다. 드릴십 신규 주문부터 건조·인도에 이르는 데 최소 4년 이상이 소요되지만, 계약이 해지돼 재고로 남은 드릴십은 비교적 저렴하고 인도까지 기간도 짧아 지금과 같은 고유가 상황에서 수요가 높다. 드릴십 등 해양플랜트 시장이 호황기였던 2010년 전후 국제유가가 지금과 같은 120달러 안팎이었다.

업계는 "드릴십 재고 처분의 최적기"라고 입을 모으면서도 아직 걸림돌이 많다고 입을 모은다. 가장 큰 걸림돌은 불확실성이다. 이번 유가 상승이 우크라이나 지역의 긴장 고조로 초래됐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국제사회의 제재 수위와 러시아의 대응에 따라 유가 역시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긴장이 완화될 경우 국제유가가 빠르게 식을 수 있는 만큼, 오일메이저 회사들 역시 재고 드릴십 구매를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문의가 잦지만, 실제 매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의미는 모두가 비슷한 생각을 품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재고 드릴십이라도 실제 인도까지는 최소 수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러시아 침공사태의 추이를 당분간 지켜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동원 전 인하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조선사들이 고민하는 오일메이저에게 보다 낮은 값을 제시해 처분할 가능성 또한 높다"면서 "계약해지와 함께 드릴십 관련 손실이 회계처리 된 상태며 매년 막대한 유지비용이 드는 만큼, 싼값에 팔아도 실적 개선효과와 유지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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