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이근 우크라 입국 확인… 여권 행정제재 진행중”

이근 전 대위 인스타그램.

유튜브 콘텐츠 ‘가짜 사나이’로 이름을 알린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대위 출신 이근씨가 전시 상황인 우크라이나에 국제의용군으로 참여하겠다며 출국해 외교부가 여권법에 따른 행정제재를 진행 중이며 형사고발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이씨가 실제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최근 우리 국민이 우리 정부의 규정된 사전 허가 없이 우크라이나에 입국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외교부는 현재 여권법에 따라 법무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여권에 대한 행정제재를 진행 중이고 향후 여권법 위반 관련 형사 고발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 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 세계에 도움을 요청했을 때 즉시 의용군 임무를 준비했다”며 출국 사실을 알렸다. 또한 전날에는 SNS와 유튜브 채널 ‘ROKSEAL’을 통해 “저희 팀은 우크라이나에 무사히 도착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씨는 “외교부는 시간 낭비하면서 우리 여권을 무효로 하는 것보다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나 고민해보라. 우리는 최전방에서 전투할 것”이라며 외교 당국에 대한 날선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기가 고조되던 지난달 13일부로 우크라이나 전역에 ‘여행금지’를 뜻하는 여행경보 4단계를 발령한 바 있다. 하지만 이씨는 출국 전 외교부에 우크라이나에서의 예외적 여권사용 허가에 대한 문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우크라이나에 무단으로 입국한 이씨는 여권법 제26조에 따라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형사처벌과 여권법 12·13·19조에 따라 현재 소지 중인 여권에 대한 반납 명령, 여권 무효화, 새 여권 발급 거부 및 제한 등 행정제재 대상에 해당된다.

정부는 조만간 외교부 2차관이 위원장이 되는 여권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이씨에 대한 여권반납 명령을 공식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또한 이와 별도로 이씨를 여권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형사 고발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이씨가 폴란드를 통해 우크라이나로 입국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이씨가 공개한 출국 사진에 2명이 인물이 더 있어 정부는 이들의 신원을 특정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조만간 신원이 특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씨에 대한 행정제재와 형사고발 방침 등 강경 대응에 나선 배경과 관련해선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호라는 기본적인 취지, 그리고 우리 국민 전체에 대한 경각심, 우크라이나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서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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