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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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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개는 얼굴에만 있어야 한다···손톱·가슴 '악마의 자국' 경고 [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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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위별 ‘오목 증상’이 보내는 이상 신호



우리 몸은 통증뿐 아니라 ‘비정상적인 변형’ 증상으로도 몸의 이상 신호를 알린다. 예컨대 신체의 특정 부위가 남과 달리 오목하게 파여 있다면 원인 질환이 숨어 있는 ‘악마의 자국’일 수 있다. 손톱이 숟가락 모양으로 파여 있거나 부종의 손자국이 오목한 상태로 유지되는 경우, 가슴뼈가 오목하게 함몰돼 있거나 엉덩이에 보조개 같이 움푹 파인 병변의 상당수는 심각한 원인 질환을 암시하며 약물요법과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부위별 오목한 증상이 보내는 이상 신호를 해독해 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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숟가락형 손톱

생리량 많거나 채식 위주 식단이 원인

손톱의 중앙 부위가 숟가락처럼 오목하게 파여 있는 상태를 숟가락형 손톱(스푼 네일)이라고 한다. 숟가락형 손톱의 주요 원인은 중증의 철분 결핍성 빈혈이다. 가천대 길병원 혈액내과 박진희 교수는 “원인이 명확하지 않지만 철분이 부족해지면 산소·영양소를 실어 나르는 혈류가 감소해 손톱 밑의 결합조직이 약해지고 함몰돼 손톱의 변형을 야기할 수 있다”며 “초반엔 손톱이 얇아지고 광택이 사라지며 잘 부서지다가 심해지면 손톱 가운데가 움푹 파이고 손톱 끝이 들리는 숟가락형 손톱으로 변형된다”고 설명했다. 생리량이 많은 여성, 소화성 궤양 환자 등에게서 지속적인 출혈로 철분 결핍성 빈혈이 나타날 수 있다.

위장관에 생기는 악성 종양도 과다 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철분의 상당수는 육류에 함유돼 있는데, 채식주의 식단을 지속할 경우에도 빈혈이 나타날 수 있다. 숟가락형 손톱이 있을 정도로 중증의 철분 결핍성 빈혈이 있으며 피로감, 창백한 피부, 숨이 잘 차는 증상은 물론 입 양쪽 피부에 통증이 있으면서 갈라지고, 혀의 표면이 매끄러우면서 붉어지는 증상도 따라올 수 있다. 숟가락형 손톱이 나타나면 혈액검사를 받아 헤모글로빈과 철분 농도를 파악해야 한다. 철분 결핍의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면 몸속 출혈의 증거를 찾기 위해 상부위장관 내시경검사, 대장 내시경검사 등을 시행한다. 수개월에 걸쳐 철분제를 복용하되 빈혈 정도에 따라 철분제 주사요법, 수혈이 필요할 수도 있다. 육류·견과류·시금치 등 철분이 풍부한 식품을 챙겨 먹어야 한다. 녹차·커피·홍차의 타닌은 미네랄과 쉽게 결합해 철분의 흡수를 방해하므로 피하는 게 좋다. 비타민C는 철분의 흡수를 높이므로 철분제와 함께 복용하면 도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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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 부종

손자국 4㎜ 넘으면 심장·간·콩팥 살펴야



부종은 세포와 세포 사이에 체액이 과량 쌓이면서 피부 조직이 부어오른 증상이다. 오목 부종(함요 부종)과 비오목 부종(비함요 부종)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오목 부종은 부은 부위에 압력을 가했다가 가하지 않을 때 압력의 흔적이 상당 시간 남아 있는 경우다. 한양대병원 신장내과 이창화 교수는 “오목 부종은 심장·간·콩팥 질환이, 비오목 부종은 갑상샘 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 경고했다. 오목 부종이 있으면서 눈꺼풀 주변과 손발이 붓고 소변에 거품이 많으면서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다면 콩팥 질환을, 발목·종아리가 붓고 호흡곤란이나 흉통이 있다면 심장 질환을, 황달이나 복부 팽만을 동반하면 간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오목 부종은 발병 부위에 따라 말초·전신·국소 오목 부종으로 구분한다. 말초 오목 부종은 약물의 부작용, 심부 정맥 혈전증 같은 정맥 부전이 원인일 수 있다. 전신 오목 부종은 울혈성 심부전, 콩팥·간 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혈관 속 단백질이 빠져나가 혈관 내 삼투압 현상이 줄어 체액이 혈관 밖으로 빠져나가거나, 나트륨·체액이 쌓이면서 전체적인 체액량이 증가해 발생한다. 국소 오목 부종은 국소적으로 발생한 염증 반응으로 인해 혈관 벽의 투과성이 증가하면서 발생한다. 지방이 비교적 적은 다리 앞쪽 정강이 쪽을 손가락으로 10초간 꾹 눌렀다가 뗐을 때 압력을 가한 피부가 움푹 들어간 상태로 상당 시간 유지되면 오목 부종으로 의심할 수 있다. 손자국의 오목한 깊이가 4~6㎜면 경도, 6~8㎜는 중증, 8㎜ 이상이면 심각한 상태로 가늠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오목한 정도가 뚜렷할수록 숨은 원인 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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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가슴

심장·폐 누르면 호흡곤란 올 수도

오목가슴은 가슴이 오목하게 함몰된 변형으로, 1000명당 1~5명꼴로 발생한다. 갈비 연골이 과도하게 성장해 가슴의 흉골이나 늑골이 함몰되며, 선천적·후천적으로 발생한다. 명확히 밝혀진 원인은 없지만 갈비 연골의 과도한 성장이 원인으로 지목되며, 흉강 내 압력 이상으로 발생한다는 보고도 있다. 가슴 중앙 부분이 함몰되는 경우가 흔하지만, 오른쪽·왼쪽 가슴 중 한쪽만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오목가슴은 남성에게 더 흔하다. 대부분은 특별한 증상이 없고 큰 위험을 동반하지 않는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심장·폐를 눌러 이들 장기의 기능 이상을 나타낼 수도 있다. 성장하면서 함몰의 정도가 더 뚜렷해지고 폐의 용적이 감소해 호흡곤란, 운동 기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의사의 육안 진찰에서 오목가슴이 의심되면 흉부 CT 검사로 증상의 정도를 파악한다. 폐 기능 검사와 심장 초음파검사를 병행해 오목가슴과 동반된 심폐 기능의 이상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심폐 기능이 정상이면서 환자가 함몰 부위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다면 경과를 관찰하며 치료 방향을 유연하게 설정하면 된다. 하지만 심폐 기능이 저하됐거나, 환자의 스트레스가 심한 경우 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 현재 가장 많이 시행되는 수술법은 ‘너스술식’이다. 흉강이 함몰된 부위에 금속 막대를 거치해 함몰 부위를 들어 올리는 방식이다. 이 막대는 약 2년 뒤 제거하며, 그 이후에도 대부분 흉벽의 모양이 유지된다. 만 6세까지는 특별한 치료 없이 자연적으로 호전되는 경우가 보고되므로 오목가슴 수술 시기는 만 6~10세가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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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딤플

고름 나거나 털 있으면 신경기형 신호

신생아의 엉덩이가 보조개처럼 움푹 들어간 병변이 ‘신생아 딤플’이다. 보조개란 뜻의 딤플(dimple)은 신생아의 5% 정도에서 관찰된다. 양쪽 엉덩이 사이, 척추 가장 아래(천골부)의 피부가 함몰된 상태다. 신경 조직과 피부는 똑같은 외배엽에서 생겨나는데, 발달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구멍을 남긴 결과물이 신생아 딤플이다. 서울대 어린이병원 소아신경외과 김경현 교수는 “외배엽에서 신경판이 먼저 형성된 후 안쪽으로 둥글게 말리면서 신경관이 만들어지고 바깥에 남은 외배엽이 피부가 되는데, 이때 피부가 신경관 쪽으로 말려 들어가면 신생아 딤플이 된다”고 언급했다.

신생아 딤플 대부분은 자연스럽게 치료된다. 하지만 드물게는 딤플이 척수이형성증의 징후일 수 있다. 척수이형성증은 신경관 형성 이상으로 척수가 비정상적으로 발달하는 질환이다. 신생아 딤플이 있는 아기의 5%에서 신경기형이 발견된다. 딤플이 발견되면 소아청소년과를 방문해 추가 검사가 필요한 고위험군인지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딤플의 고위험군은 ▶딤플 이외에 동반된 선천 기형이 있는 경우 ▶딤플이 항문에서 2.5㎝ 이상 위쪽에 위치한 경우 ▶딤플의 안쪽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이 파인 경우 ▶딤플에서 고름·분비물이 나오는 경우 ▶딤플 주변에 혈관종이나 꼬리 모양의 종괴가 있는 경우 ▶털이 빼곡하게 난 경우 등이다. 척추뼈가 굵어지기 전인 생후 3개월 미만의 영아는 초음파검사로, 3개월 이상이면 수면 MRI 검사로 진단한다. 영상 검사에서 신경기형이 관찰되면 잔뇨 검사, 요역동학 검사, 근전도 검사를 통해 수술 대상을 결정한다. 수술은 견인되는 척수신경의 결박을 풀어주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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