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러시아 화폐인 루블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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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지난 2주간 러시아 관련 ETF(상장지수펀드)를 대거 사들인 가운데 거래정지·상장폐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원금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4일까지 개인들의 러시아 ETF 관련 순매수 금액은 746억원에 달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해당 기간 국내 증시에 상장된 유일한 러시아 상장지수펀드(ETF)인 'KINDEX 러시MSCI(합성)'를 28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한 지난달 25일에는 개인 순매수 금액이 183억원으로 국내 ETF 중 1위를 차지했다.
반면 같은 기간 ETF 가격은 3만120원에서 1만70원으로 66.57% 폭락했다. ETF 투자위험 지표인 순자산 가치 대비 시장 가격의 괴리율은 지난달 28일 30.26%까지 치솟았다. 이는 거래소 규정상 해외 기초자산 ETF의 괴리율 한도인 6%를 5배 웃돌았다. 그만큼 시장 가격이 고평가됐다는 의미다.
이 ETF의 기초지수는 러시아 거래소 상장 종목 중 시장 대표성 요건을 충족한 종목으로 구성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러시아지수(MSCI Russia 25% Capped Index)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국제사회 제재 여파로 러시아 증시는 폭락했고, 지난달 28일부터는 휴장에 들어갔다.
MSCI는 러시아를 신흥국(EM) 지수에서 제외한 데 이어 오는 9일 종가 기준으로 모든 지수 내 러시아 주식에 대해 사실상 0에 가까운 가격(0.00001)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이 정책은 'KINDEX 러시아MSCI(합성)'에도 적용돼 주식 가격이 0에 수렴하는 오는 10일부터는 ETF도 사실상 '휴지조각'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3일 한 증권사 홈페이지에 공지된 러시아 관련 펀드 설정 중단 및 환매 연기 안내문.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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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KINDEX 러시아MSCI(합성)' 거래를 오는 7일부터 정지한다. 거래소는 지난 4일 주식시장 마감 후 "투자 유의 종목으로 투자자 보호 및 시장 안정을 위해 매매 거래를 정지한다"며 "매매 거래 정지 해제는 별도의 시장 안내가 있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운용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도 해당 ETF가 상장 폐지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개미들은 미국 거래소에 상장한 러시아 ETF도 대거 사들였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결제일 기준으로 2월 21일부터 3월 4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 결제액은 '반에크 러시아 ETF'(RSX) 1955만달러(약 238억원), '아이셰어즈 MSCI 러시아 ETF'(ERUS) 1398만달러(170억여원), 레버리지 상품 '디렉시온 데일리 러시아 불 2X ETF'(RUSL) 484만달러(58억여원)로 총 466억여원 규모다.
최근 이들 ETF 가격은 수직으로 하락했다. 러시아 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RUSL 종가는 지난달 16일 23.75달러에서 10거래일만인 지난 3일 2.58달러로 89.14% 폭락했다.
결국 RUSL 운용사 디렉시온은 지난 2일(현지시간) 이 ETF의 상장 폐지를 발표했다. RUSL은 오는 11일까지만 거래되고 이후 상장폐지 절차를 거쳐 18일 청산된다. ERUS와 RSX에 대해서도 각 운용사가 지난 1일과 3일에 주식을 추가로 발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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