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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전쟁에도 OPEC+ '찔끔' 증산…120달러 넘보는 유가, 150달러 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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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우크라 침공] 러시아 도시 첫 점령,

OPEC+ 증산 속도 유지 등 악재…

유가 올해 50% 뛰며 9년새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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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토미르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2일 (현지시간) 러시아 군의 포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지토미르의 민가가 초토화된 모습이 보인다.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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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헤르손을 점령했다는 소식에 국제유가 9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3일 파이낸셜타임스(FT)·인베스팅닷컴 등에 따르면 국제원유시장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18달러를 넘어서며 2013년 2월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 올해에만 약 5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시간 기준 오후 4시 37분 현재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5.64% 오른 118.57달러에서 움직이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4.59% 상승한 배럴당 115.68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러시아군이 지난달 24일 침공 이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를 점령했다는 징후가 포착됐다는 소식에 유가의 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듯하다. 미국, 유럽 등 서방 진영이 러시아의 계속된 공격에 추가 경제제재안을 연이어 발표하는 만큼, 제재 강도가 한층 강화되고 이 여파로 시장의 공급 차질이 한층 악화할 거란 관측이 유가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러시아는 세계 3위 산유국으로, 전세계 교역량의 10%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가가 치솟을 거란 우려에도 추가 증산에 선 긋는 석유수출국기구플러스(OPEC+)의 이기적인 태도도 유가 상승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이 6000만배럴의 전략비축유를 풀어 가격을 붙잡으려는 와중에 확대 산유국 협의체인 OPEC+는 점진적 증산 입장을 고수했다. 이날 정례회의에서 OPEC+는 4월에도 기존의 하루 배럴당 40만 배럴의 증산을 유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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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국제유가 전망치를 배럴당 120~150달러로 제시하고 있다. 러시아의 침공 초기 시장의 유가 전망치는 배럴당 120달러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저항 속 러시아의 침공 대상이 우크라이나군에서 민간인으로 확대되는 등 상황이 악화함에 따라 배럴당 150달러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에너지애스팩츠의 암리타 센 수석 분석가는 "세계 원유 시장이 러시아 공급 차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유가 전망치를 150달러로 제시했다. JP모건도 러시아산 원유 수출이 절반으로 줄면 브렌트유 가격이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2분기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당초 배럴당 100달러에서 110달러로 한 차례 조정한 뒤 다시 125달러로 상향 조정하며 "러시아 침공으로 국제유가에 프리미엄이 발생했고, 이는 몇 달간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고르 콜리하예프 헤르손 시장은 이날 헤르손 시 행정이 '무장한 세력'에 의해 장악됐고, 시민들이 이제 러시아군의 명령을 따라야 한다며 러시아군의 헤르손 점령 사실을 밝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일주일 만에 처음으로 주요 도시를 장악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조선산업의 본거지인 헤르손은 크름반도(크림반도)에서 약 90km 떨어진 중요 항구도시이다.

콜리하예프 시장은 NYT 인터뷰에서 약 10명의 무장한 러시아군 장교들이 헤르손 시청 건물에 진입해 헤르손에 우크라이나 동부 분리주의 지역과 유사한 새 행정부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은 "정보에 따르면 (헤르손에서는) 현재 전투가 진행되고 있다. 도시가 완전히 (러시아군에) 점령된 것을 아니며 일부는 우리가 통제하고 있다"고 헤르손 점령 사실을 부인했다고 CNN은 전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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