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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 만에 사라진 방역패스 “편하지만 코로나 확산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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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한 음식점 직원이 1일부터 적용되는 방역패스 중단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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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체크 안 해도 되는 거야?”

1일 오후 2시쯤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한 한식당 출입구 앞. 문을 열고 들어온 손님 6명이 카운터를 두리번거린 뒤 이같이 말하며 곧바로 자리에 가 앉았다. 식당 입구에는 QR코드 확인을 위한 태블릿PC가 사라지고 텅 빈 거치대만 남아있었다. 손님 조모(26)씨는 “QR코드를 일일이 찍지 않아도 돼 편하지만 코로나19가 퍼질까 걱정된다”고 했다.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가 시행 4개월 만에 중단된 첫 날 현장에서는 환영과 우려의 목소리가 엇갈렸다. 자영업자 등은 일거리가 줄었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날 오후 1시 서울 강남역 인근에 있는 한 코인노래방은 카운터에 놓인 태블릿PC를 꺼두고 있었다. 카운터를 지키던 20대 아르바이트생은 “방역패스 확인만으로도 혼자서 일을 하기 버거울 때가 있었는데 방역패스가 사라지니 훨씬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반면 방역패스가 갑자기 중단된 데에 따른 의구심을 나타내는 이도 적지 않았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67)씨는 “대선을 8일 앞두고 방역패스를 갑자기 하지 말라고 하니 ‘정치방역’이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며 “자영업자들이 방역패스 철회해달라고 할 땐 (정부가) 꿈쩍 않더니 선거 앞두고 꼼수를 부리는 거 같다”고 주장했다. 경기도 성남시에서 한식당을 하는 김모(33)씨는 “방역패스보다 영업시간 제한 등을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는 시점에 방역패스를 중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우려도 나왔다.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PCR검사소에는 300m 넘는 긴 줄이 만들어졌다. 주민 이모씨는 “줄만 봐도 알 수 있듯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방역패스가 사라진다고 하면 제대로 관리가 안 될 거 같다”고 인상을 찌푸렸다.

미접종자들은 “‘존버(최대한 버티기)’는 승리한다”며 방역패스 중단을 반겼다. 직장인 A씨(29)는 “식당에 가면 접종자인지 아닌지 소리가 나 괜히 눈치를 봤는데, 이젠 그럴 일이 없어졌다”며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미접종자 커피 무료제공’ 캠페인을 벌였던 카페 점주 김종민(35)씨도 “방역패스 시행 이후 오늘 처음으로 외식했다”며 “방역패스 반대 집회와 소송을 이어가던 사람들이 있었고, 이번 조처는 그 노력의 결실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방역 일선 현장이나 감염 취약시설에서도 반색과 걱정이 교차했다. 서울의 한 보건소 관계자는 “음성확인서 발급 작업이 많았는데 앞으로 업무 부담이 줄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의 한 요양원 대표는 “미접종을 이유로 면회 등을 막아 원망이 많았었는데 방역패스가 사라져 다행”이라면서도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시설 관리하는 게 쉽지 않다. 유흥업소 등 일부 시설에 대한 방역패스는 유지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함민정·채혜선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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