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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장사하기 힘들었는데”… 방역패스 중단 첫날, 손님·업주 ‘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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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지난 2월 28일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직원이 방역패스 중단과 관련한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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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몰릴 때 체온 체크, 안심콜, 접종 확인까지 하다보니 장사하기 힘들었는데 이제는 마음 편히 손님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 보호를 위해 유지해 왔던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일시 중단한 첫날인 1일. 대구 수성구 들안길 일대 한 식당에서는 QR코드를 찍지 않아도 된다는 직원의 안내에 손님 대부분이 불편함이 해소됐다며 반색했다.

이날 점심시간 이 일대 식당에서는 QR체크인 없이 자유롭게 시민들의 출입이 이뤄지고 있었다. 일부 시민들은 습관처럼 휴대전화를 꺼내 QR체크인 기기를 찾았는데, 식당 직원들이 “이제는 QR체크인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안내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에 시민들은 열화상 카메라로 체온을 체크한 뒤 손소독만 하고 내부로 입장했다. 지난달 23일부터 전국에서 유일하게 방역패스를 일시 중단한 대구에서는 이날부터 방역패스 인증 모니터가 사라진 식당도 적지 않는 등 빠르게 정착하는 모습이다.

한 고깃집 주인은 “손님들에게 QR코드 해 달라는 말을 안 하니까 속이 시원하다”면서 “방역패스 중단 덕분인지 평소 휴일보다는 손님들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가족과 식당을 찾은 최모씨 부부도 “그동안 식당 출입구에 사람이 붐볐는데, QR체크인이 사라져 몹시 편하다”고 했다.

울산에서 한식당을 운영 중인 김모(66·여)씨는 “방역패스 확인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 코로나19로 장사가 안 되는데도 인력을 한 명 늘렸다”며 “일도 줄었지만 방역패스 확인하다 손님이랑 감정 상할 일도 없고, 발길 돌리는 손님도 없어질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방역패스 중단 사실을 몰라 손님들에게 방역패스를 요구해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도 보였다.

세계일보

'한국자영업중기연합'이 지난 25일 밤 10시 정부 방역지침에 반발하며 서울 종로구 '인생횟집'에서 '24시간 영업 개시 선포식'을 연 가운데 가게 안에 '이제 겨우 1시간 늘어났다, 오늘 먹고 죽자'는 문구가 비치돼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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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현장에서는 정부의 ‘방역패스 일시중단’ 조치와 함께 영업 시간 제한 조치도 풀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영업시간 제한이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매출 회복은 역부족이라는 입장이다.

광주의 한 식당가 주인은 “방역패스는 매출에 별로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며 “식사 인원과 영업 시간을 해제해야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하소연했다. 충북 음성군에서 피자가게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방역패스 중단은 좋은 데 밤10시로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것은 오미크론 확산세를 봤을 때 의미가 없는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K-방역도 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3·1운동 같은 것”이라며 “이제는 인원과 영업시간 제한 등을 풀고 개인 방역을 강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시 남구 경성대 인근에서 국밥집을 운영하고 있는 40대 업주는 “가게에 방역패스 확인하는 기기를 설치할 여유가 없어서 접종확인서나 코로나19 검사 음성 확인서를 일일이 확인했다”며 “방역패스가 해제돼서 숨통이 조금 트이는 것 같다. 이제 영업시간 제한만 좀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울산·음성=김덕용·이보람·윤교근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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