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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윤석열, 일본군 진출 허용?” vs “이재명, 러시아 침공 두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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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TV토론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외교·안보 발언을 두고 후속 공방이 이어졌다.

이 후보 측은 윤 후보의 ‘유사시 일본 개입 가능성’ 발언을 문제 삼았다. 당시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유사시에 한반도에 일본이 개입하도록 허용하겠나”라는 질문에 대해 윤 후보는 “아니죠. 한·미·일 동맹이 있다고 해서 유사시에 들어올 수도 있는 거지만 그걸 꼭…”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26일 경기도 김포 유세 연설에서 “일본군에 한반도 진출을 허용할 수 있다? (윤 후보가) 다른 생각 하다가 이상한 말씀 한 게 아니겠냐고 치부하고 싶다”며 “3·1절이 얼마 남았다고, 저는 유관순 선생에 미안해서라도 그런 말은 못 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파주 연설에서도 “이승만도 그 어려운 6·25 동란 당시 일본군의 진입을 허용하지 않았다”며 “국가 지도자가 될 사람이 유사시 일본군 진주를 허용할 수도 있다고 한 것은 전혀 믿어지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은 “이재명 후보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마치 윤 후보가 자위대 한반도 진입을 허용한 것처럼 발언을 왜곡해 반일 감정을 부추기는 선동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27일 백혜련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자위대가 한반도에 들어올 수 있다는 윤 후보의 망언은 모든 국민이 지켜봤는데 방귀 뀐 놈이 성내는 격”이라며 “얕은 수로 책임을 면하려 한다면 돌아오는 건 민심의 심판”이라고 주장했다.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도 이날 “유사시 한반도에 일본의 무력이 다시 들어올 수 있다는 사고가 과연 독립선열의 피로 탄생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에게서 나올 수 있는 말인가”라며 “윤 후보는 즉시 엄숙하게 사과하고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에 윤 후보측은 이 후보의 ‘우크라이나 초보 대통령’ 발언을 정조준했다. 당시 토론에서 이 후보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우크라이나에서 6개월 초보 정치인이 대통령이 돼서 러시아를 자극하는 바람에 충돌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짧은 정치 경력을 강조한 것인데 “지도력이 부족한 코미디언 출신 대통령”(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 다른 여권 인사도 가세했다.

하지만 해당 발언은 영미권 최대 커뮤니티인 ‘레딧’에서 공유되는 등 국제적 논란이 됐다. 로버트 켈리 부산대 교수도 트위터에 “젤렌스키는 수도 키예프에 남아 러시아에 맞서는 용기를 보여주고 있는데 한국의 좌파 대통령 후보는 젤렌스키를 비난했다.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도 페이스북에 “이 후보는 불행한 일을 겪은 다른 나라와 지도자를 위로하기는커녕 선거에 활용하기 위해 아무 말이나 하고 비하했다”며 “이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지지한 72%의 우크라이나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침공한 러시아가 아닌 침공당한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자초했다는 이 후보의 인식은 충격적이다”며 “이 후보가 러시아의 무력 침공을 사실상 두둔한 것”이라고 논평을 냈다.

논란이 커지자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 “본의와 다르게 일부라도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오해를 드렸다면 제 표현력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사과했다. 이 글에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포격에 깨진 창의 유리를 치우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우크라이나 국가를 부르는 여인의 모습, 소집되어 떠나는 아빠가 울면서 어린 딸의 뺨에 뽀뽀하는 모습, 전 세계인이 다 보는데 표에 눈이 먼 당신만 못 보는 장면”이라며 “당신도 인간인가”라는 댓글을 달았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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