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러, 강대국 위상 과시" vs 반군부 민주진영 "우린 우크라 국민 편"
"침공·쿠데타는 '약자 괴롭힘' 유사"…군부가 우크라 사태 틈타 공세강화 우려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미얀마 반군부진영 임시정부의 성명 |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쿠데타 1년이 지난 미얀마에서는 군부와 반군부 세력 간 극도로 상반된 평가가 나오고 있다.
27일 현지 언론 및 외신에 따르면 군정은 전날 성명을 내고 러시아를 두둔했다.
조 민 툰 대변인은 성명에서 "러시아군은 주권을 유지하기 위한 행동을 전개했다"면서 "강대국으로서의 위상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자유아시아방송과 통화에서도 "러시아가 세계 평화를 보장하는 힘의 균형에서 무시할 수 없는 힘임을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미얀마의 주요 무기 공급원이며 동맹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1일 쿠데타 이후 중국과 더불어 미얀마 군부 편을 들어온 대표적인 국가다.
또 지난 2014∼2019년 미얀마가 수입한 각종 무기류의 16%가 러시아에서 조달됐다.
지난해 6월 유엔총회가 미얀마에 대해 '무기 금수' 결의안을 채택한 직후에 군정 리더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안보 콘퍼런스에 참석해 러시아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기도 했다.
반대로 군부에 의해 축출된 민주진영은 러시아를 비난했다.
민주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는 지난 25일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및 그 국민을 겨눈, 정당한 이유 없는 전쟁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유엔헌장 및 국제법 위반이자 국제사회 평화와 안보 그리고 인류 발전에 커다란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쿠데타가 다른 나라의 침공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두 사태의 밑바탕에는 폭력을 통한 겁박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NUG의 진 마 아웅 외교장관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약자를) 괴롭힌다는 개념에서는 두 사태가 유사하다"고 말했다.
톰 앤드루스 유엔 미얀마 인권특별보고관도 SNS에 "미얀마 군정은 미얀마 국민을 죽이는 데 러시아산 무기를 사용하면서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러시아의 잔혹한 공격을 응원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말로 '유유상종'(같은 무리끼리 서로 사귄다는 뜻)이다. 세계는 말은 물론 행동으로도 우크라이나와 미얀마 국민을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얀마에서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에 '동병상련'을 느끼는 기류도 있다.
우크라이나(왼쪽)와 미얀마 상황을 함께 보여주는 동영상 |
SNS에는 우크라이나 국기와 미얀마 국기 아래 피란민들의 고난을 담은 짧은 동영상도 올라왔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온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면서 미얀마 군정이 이를 틈 타 더 잔혹한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네티즌은 "(국제사회의) 모든 관심이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에 가 있지만, 사실 미얀마 상황은 우크라이나보다 훨씬 더 나쁘다"면서 "그들은 프랑스와 폴란드, 미국 등으로부터 (정교한 무기) 도움을 받지만, 우리는 비무장한 시민들이 공습으로 죽어가야 한다"고 적었다.
미얀마 군부는 문민정부 압승으로 끝난 지난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2월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후 유혈 탄압 과정에서 1천500명이 넘는 미얀마인이 숨진 것으로 추산된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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