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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선동, 국헌문란"…일제 3·1운동 판결문의 영광스런 '죄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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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앞장선 48인의 판결 기록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조선독립운동을 선동하여 국헌을 문란하게 하는 글을 저작"…"조선으로 하여금 제국의 굴레로부터 벗어나고 한 독립국을 형성하게 할 것을 기도"…"제국의 통치로부터 이탈시키고 조선인에게 평화의 교란을 선동"

일제가 1919년 3·1운동에 앞장선 48명에 대한 재판을 진행하며 판결문에 명시한 죄목이다.

27일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이 공개하고 있는 3·1운동 관련 판결문을 보면, 일제는 3·1운동 이후 민족대표 31명과 운동에 앞장선 17명 등 48명에 대한 재판을 진행했다. 민족대표 33명 중 상하이에 망명한 김병조와 옥사한 양한묵 등 2명은 재판을 받지 않았다.

연합뉴스

3·1운동에 앞장선 48명에 대한 판결문
[국가기록원 제공]


공개된 판결문에는 독립선언서 준비 과정을 비롯해 3·1운동 활동 전반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기록돼 있다. 재판은 경성지방법원, 고등법원, 경성지방법원, 경성복심법원(지방법원의 재판에 대한 공소·항고에 대하여 재판을 행한 법원)을 거치며 열렸다.

경성지방법원의 예심 판결에서는 '내란죄'도 적용됐지만 고등법원에서 반려됐고, 결국 보안법, 출판법, '정치에 관한 범죄처벌의 건'이 적용됐다.

11명은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징역 1~3년형이 내려졌다. 손병희, 최린, 권동진, 오세창, 이종일, 이인환, 함태영, 한용운은 가장 높은 3년형을 받았다.

판결문에는 손병희 등 천도계의 발의에서 시작해 문학계, 기독교계, 불교계 등 종교계와 학생 세력 등이 합류하는 3·1운동의 과정이 적혀 있다. 민족대표가 공중의 출입이 자유로운 '태화관'에서 독립선언서를 발표한 것도 적시됐다.

국가기록원은 이들 48인의 판결 기록인 형사판결원본과 형사재판서원본에 대해 작년 6월부터 가독성을 높이도록 복원 작업을 진행했다.

원본은 총 1천149매에 달하는데, 3·1절을 앞둔 이날 홈페이지(www.archives.go.kr)에 해상도가 높은 컬러 이미지로 공개했다.

김도형 문화재청 전문위원은 "판결문 자료에는 민족대표들과 중요 관련자들이 독립을 선언하는 역사적 사실이 고스란히 기록돼 있다"며 "3·1운동사 연구에 가장 중요한 역사적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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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에 앞장선 48명에 대한 판결문
[국가기록원 제공]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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