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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문 대통령, 대선 코앞 군산행…윤석열 호남 지지율 의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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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서 열린 ‘재가동 협약식’에서 정병천 현대중공업 노조지부장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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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전북 군산을 찾아 “군산의 지역 경제와 조선산업 회복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제20대 대통령선거를 13일 앞둔 시점이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과거 보수 정당 후보들보다 높은 호남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호남을 찾아 지원을 약속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선거 개입 의도”라며 반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서 열린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위한 협약식에 참석해 “군산조선소의 재가동으로 전북 지역과 군산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군산조선소는 전 세계 조선산업 불황으로 2017년 7월 문을 닫았지만 내년 1월 다시 문을 연다. 재가동까지 11개월 남았는데도 문 대통령은 협약식을 열고 군산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의 가장 최근 현장 일정은 설 연휴 기간인 지난달 30일 충북 오송의 자가검사키트 생산 공장 및 고속도로 임시선별검사소(경부선 안성휴게소) 방문이었다.

협약식에서 문 대통령은 “정부는 군산조선소 정상화를 위해서도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하는 등 ‘지원’이라는 단어만 아홉 번 언급했다. 또 “군산조선소의 재가동으로 전북 지역과 군산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며 “일자리가 회복되고 협력 업체, 기자재 업체도 다시 문을 열게 될 것이다. 완전 가동되면 최대 2조원 이상의 생산유발 효과가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군산조선소의 재가동에 이르기까지 우리 정부가 함께했다는 사실도 기억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날 행사는 산업계 행사였지만, 대선이 약 2주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어서 정치권에서 더 주목을 받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오차범위 내 지지율로 접전을 벌이고 있는데, 윤 후보는 호남에서 과거 보수 정당 후보보다 이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기록 중이다. 중앙일보·엠브레인퍼블릭 여론조사(22~23일)에서 윤 후보의 광주·전남북 지지율은 13.2%를 기록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20% 넘는 지지율이 나오기도 한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보수 정당 대선후보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호남에서 기록한 최고 득표율(10.5%)을 뛰어넘는 수치다.

야당은 정치 중립을 강조해 온 문 대통령이 대선을 목전에 두고 지역 행사를 찾는 게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구·부산 지역을 방문했을 때 민주당은 명백한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며 “문 대통령이 말년답지 않은 지지율을 악용해 민심에 교묘히 영향을 끼치려 한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선거에 개입하려는 의도를 버리고 공정하게 선거 관리를 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의 경제적 결단에 대해 정부의 평가와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고, 무엇보다 문 대통령은 그간 군산조선소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표명해 왔다. 재가동 시 방문하겠다는 말도 한 바 있다”며 “우리가 말년 없는 정부라는 말씀을 누차 드려왔는데 방역 그리고 민생경제 챙기는 행보를 마지막까지 계속해 나간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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