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빗썸 라이브센터 현황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돼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군에 우크라이나 진입 명령을 내렸다는 소식으로 비트코인 시세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22.2.22/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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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산운용, 투자자문·일임 업계가 가상자산(암호화폐)과 연계한 투자상품 준비를 서두르지만 현실화 가능성은 미지수다. 금융당국이 명확한 신호를 주지 않아 눈치만 볼뿐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쿼터백자산운용, 이루다투자일임 등이 가상자산 관련 상품을 준비했지만 답보 상태에 머물러있다.
지난해 7월 '블록체인 EMP(ETF managed portfolio)'를 출시한 쿼터백자산운용은 같은해 11월 암호화폐ETF(상장지수펀드)를 구성 항목 중 하나로 고려하다 현재 빼놓은 상태다.
같은해 10월 뉴욕 증시에서 비트코인 선물 ETF 상장으로 시장의 주요 자산으로 부상하자 발빠르게 EMP 편입 항목 중 하나로 염두에 뒀지만 조심스럽게 접근한단 입장이다. 현재는 특정 코인에 집중하기 보단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 위주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업계 최초로 비트코인 ETF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던 이루다투자일임도 당장은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루다투자일임 관계자는 "최근 변동성이 너무 확대됐다. 인플레이션 헷지 자산으로 고민했는데 최근 주식과 코인 상관관계가 높게 나오면서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 자산운용업계도 서서히 가상자산 투자 상품을 발굴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지만 당장 상품을 내놓겠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KB자산운용은 이달 디지털자산운용 준비위원회를 출범했다. 디지털 자산시장 리서치를 통해 관련 상품의 선제적 출시를 준비하겠단 얘기다.
KB자산운용은 가상자산 현·선물에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로 구성된 재간접펀드, 가상자산 테마의 주식형펀드 등을 고려하고 있다. 김홍곤 KB자산운용 인덱스퀀트 본부장은 "블록체인, 디지털자산 분야가 유망한 상황에서 넋놓고 있으면 안 된다. 선제적으로 연구하고 제도·법 등을 검토하겠단 의미"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가상자산을 투자 상품으로 편입하는 데 아직 부정적인 입장이다. 또 아직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단 가상자산 자체가 명확하게 금융상품으로 정의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코인 상품화를 준비하면서도 당국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정식으로 상장된 비트코인ETF를 개인 고객도 직접 매수할 수 있는 상황이라 (상품에 편입하는데)기술적으로 문제가 되는 건 없다"면서도 "다만 라이센스를 쥐고 있는 금융당국쪽에서 서비스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직간접적으로 전달하고 있어 나설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비트코인 ETF에 대해 여전히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본, 중국도 없기 때문에 (정부가)조심스러운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국회 통과도 돼야 하고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의 가이드라인도 필요한 일이라 몇년이 걸릴지 기약이 없다"고 설명했다.
정혜윤 기자 hyeyoon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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