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사설서 "러·우크라에 문제 해결 여지 남겨둬야"
홍콩 명보 "中, 우크라 위기서 서방과의 협상카드 모색"
친러시아 분리주의 지역에서 이동 중인 우크라이나 국민들 |
(베이징·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한종구 특파원 =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는 23일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향해 "이번 사태에서 최대한 발을 빼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정세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둬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대립, 제재, 직접적인 싸움은 국면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자제와 이성이며 국제사회의 건설적인 노력"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전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전화 통화에서 중립적 태도를 보이면서 '대화와 협상을 통한 사태 해결'을 강조했는데 환구시보는 '대화와 협상'의 일차적 주체에 미국이 빠져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왕 부장은 러시아를 직접 비난하지 않은 채 '각국의 합리적 안보 우려 존중'과 '유엔 헌장의 취지 및 원칙 수호'를 함께 거론했다.
환구시보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원인을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압박으로 돌리면서 "앞으로의 정세는 미국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의 규모와 정도, 러시아가 더 과격한 조치를 하도록 자극할지 여부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홍콩 명보는 "중국이 우크라이나 위기에서 서방과의 협상카드를 모색하고 있다"고 관측했다.
명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결정은 놀라운 일이 아니며 중국 역시 예상대로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면서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언급하지도, 러시아를 직접적으로 규탄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중국·우크라이나 관계는 항상 중국·러시아 관계에 종속돼 왔다. 중국에 러시아와의 관계는 우크라이나와의 관계보다 중요하다"며 "우크라이나는 최대 교역국이자 수출국인 중국과의 관계를 단절할 생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은 우크라이나가 리투아니아를 따를 것이라고 걱정하지 않는다"고 관측했다.
리투아니아는 중국과 수교국이지만 최근 들어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가장 적극적으로 대만과의 관계를 강화해나가고 있어 유럽 내 '반중 선봉장'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명보는 "서방은 우크라이나 위기를 이용해 중국과 러시아를 분열시키려 하지만 중국은 이를 또 다른 전략적 기회로 보고 서방과 거래하려고 한다"고 봤다.
그러면서 "일례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22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 문제에 관해 이야기했는데, 중국이 북한을 제지하기를 바란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왕 부장은 '한반도 핵 문제의 핵심은 미국과 북한 간 문제'라며 '미국은 북한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우려를 중시하고, 실질적인 의의가 있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만 답했다"고 설명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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