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인문학술원 '한일 문자문화' 학술대회서 日학자 주장
경산 소월리 목간 |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경북 경산 소월리 유적에서 2019년 발견된 74.2㎝ 길이의 신라 목간(木簡·글을 적은 나뭇조각)은 마을 경계를 나타내는 장승이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시모토 시게루(橋本繁) 경북대 인문학술원 연구교수는 학술원 인문한국플러스사업단이 22일 공개한 '고대 한국과 일본의 문자문화와 서사재료' 학술대회 발표문에서 소월리 목간은 경계나 토지 점유 표지(標識)로 사용하기 위해 막대형으로 만든 유물이라고 밝혔다.
소월리 목간은 6∼7세기 신라인이 토지 운영과 조세 제도 양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는 자료다. 지름은 2.8∼4.3㎝로, 상당히 길쭉하다. 학계에 알려진 지 2년 남짓밖에 되지 않았으나, 관련 논문이 약 10편이나 나왔을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
하시모토 교수는 전경효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주무관 판독안을 근거로 목간에 '지명, 토지 종류, 토지 면적'이 기재됐으며, 인명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이와테현 오슈(奧州)와 가고시마현 센다이(川內) 유적에서 출토된 막대형 목간이 특정 내용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고 짚은 뒤 소월리 목간도 한반도에서 만들어진 나무 솟대와 장승 같은 경계 표지였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목간에 기록된 토지는 지름 2㎞ 정도 범위 안에 있었다"며 "고대 사람들 상당수는 문자를 읽지 못했지만, 어떤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말뚝 모양 목간을 세웠다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북대 인문학술원이 일본 국립역사민속박물관과 함께 23일 여는 온라인 학술대회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문화 교류를 재조명한 연구 성과도 발표된다.
김도영 경북대 연구교수는 글자가 새겨진 칼인 '명문도검'을 분석해 칼에 문자를 상감하는 문화가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전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상감은 물질 표면에 무늬나 글자를 새기고 다른 재료를 박아넣는 기법이다.
김 교수는 경남 창녕 교동 11호분에서 나온 명문도검이 백제나 대가야와 관련된 유물로 추정되며, 일본에서 발견된 고대 명문도검 상당수도 대가야 영향을 받은 것으로 짐작된다고 주장했다.
이용현 경북대 연구교수는 일본 나라에 있는 문화재 보고 '쇼소인'(정창원·正倉院)의 신라촌락문서에 대해 수치 조정을 위한 추가 기재 작업을 하다 중단된 서류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학술대회에서는 쇼소인 목간과 종이 문서 용도, 한국과 일본 비석 문화, 전남 담양에 있는 통일신라시대 문화재 '개선사 석등기' 분석 등에 관한 발표도 진행된다.
psh59@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