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피해지원 관련 16.9조 규모의 내용이 담긴 2022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수정안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3회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가결되고 있다. 김상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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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올해 1차 추경안이 통과했다. 지원금 규모와 대상을 놓고 이견이 컸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날 가까스로 합의했다. 1차 추경으로 급한 불을 우선 끄고, 대통령 선거 직후 2차 추경을 편성하면 된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여야 대선 후보 중 누가 당선되든 마찬가지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확정한 추경 지출액은 16조9000억원에 이른다. 지난달 정부가 국무회의를 거쳐 제출한 14조원에서 2조9000억원 증가했다. 국회에서 3조3000억원을 증액했고 대신 기존 지출 4000억원을 깎았다. 추경 대부분인 13조5000억원이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데 쓰인다.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 2020년 2차 추경(12조2000억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국회 논의를 거치며 지원 대상자가 크게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매출이 줄어든 소상공ㆍ소기업인 332만 명에게 최대 300만원씩 2차 방역지원금이 나간다. 방과후강사, 대리운전기사 등 특고ㆍ프리랜서 68만 명에게 100만원(신규 기준, 기존 수급자는 50만원)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지급한다. 법인택시 소속 기사 7만6000명, 전세버스와 비공영제 노선버스 기사 8만6000명에게도 소득안정자금 100만원이 각각 지원된다. 저소득 문화예술인 4만 명은 100만원 활동지원금을 받는다. 요양보호사를 대상으로 20만원 수당이 한시 지급된다.
김부겸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추경안 처리가 예정된 제393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상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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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손실보상 보정률은 80%에서 90%로 올라간다. 칸막이를 설치하는 등 밀집도 완화 조치를 시행한 식당ㆍ카페 등도 손실보상 대상에 포함한다. 오미크론 확산에 따라 저소득층, 어린이집 영유아 등 감염 취약계층 600만 명을 대상으로 자가진단키트를 제공하기로 했다. 키트는 한 달에 4개씩 두 달 간 지급한다. 생활지원비와 유급휴가비 예산도 이번 추경을 통해 1조3000억원 증액했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지난 15일) 전 추경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킨다는 여당의 당초 계획은 물 건너갔지만 이달 내 지급에는 문제가 없다. 정부는 22일 국무회의를 열어 추경 공고안과 배정 계획안을 상정ㆍ의결하기로 했다. 소상공인 2차 방역지원금은 23일 지급이 시작된다. 대선을 불과 14일 앞두고 현금이 풀린다는 의미다. 특고ㆍ프리랜서 대상 긴급고용안정지원금과 법인택시ㆍ버스 기사 소득안정자금은 다음 달부터 나갈 예정이다.
이번 추경으로 올해 말 국가채무는 본예산 기준 1064조4000억원에서 1075조7000억원으로 불어난다. 지난해 말 965조3000억원이었던 국가채무는 올해 들어 단숨에 1000조원을 넘어서 1100조원에 다가선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50%에서 50.1%로,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 적자는 2.5%에서 3.3%로 악화한다.
추경으로 진 빚을 초과 세수(세계 잉여금)로 갚는다는 보장도 없다. 양당 모두 3ㆍ9 대선 후 2차 추경 편성을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여당에선 1차 추경을 해서 위급한 소상공인 방역 지원에 대해 지원하고 부족한 것은 3ㆍ9 선거 이후 곧바로 2차 추경을 통해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회견에서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 예산 편성권을 충분히 활용해서 당초 약속한 소상공인ㆍ자영업자 상대로 한 50조원 지원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 앞서 대선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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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모두 추가로 수백조원 돈이 드는 공약을 내걸고 있어,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국가채무 증가에 가속이 붙을 수밖에 없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빠르게 재정이 악화하고 있는 나라로 꼽힌다. 최근 국내 증시가 다른 주요국에 비해 대외 변수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 중 하나”라며 “선거 직전이라 양당 대선 후보 모두 경쟁적으로 수십ㆍ수백조원을 퍼주겠다고 공약하고 있는데, 당선 후 재정 건전화 조치를 병행하지 않는다면 더 큰 경제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종=조현숙기자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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