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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이제 李·安 연대?…尹에 등돌린 安에 손짓하는 민주당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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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지난 11일 대선후보 초청 TV토론회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이 후보는 20일 안 후보가 야권 단일화 결렬을 선언한 데 대해 "이제 더 나쁜 '묻지마 정권교체'를 넘어 더 나은 '정치 교체'가 돼야 하고, 정치 교체가 세상과 시대 교체를 이끌어내게 해야 한다"며 "국내외 위기가 미래를 위협하는 엄중한 상황에서 퇴행적 정쟁의 구체제 정치를 종식하고 대한민국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 미래와 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페이스북에 공감을 표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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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양대 정당 독점 정치 체제가 발목잡기 경쟁을 유발해 국민의 제3의 선택을 봉쇄하고 있다”며 “진영과 편을 가리지 않고 유능한 인재가 적재적소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통합의 정부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님의 고뇌에 공감한다”고 적은 데 대한 부연 설명이다.



安에 촉각 곤두선 與



이 후보의 ‘통합 정부론’은 노골적으로 안 후보를 향하고 있다. 전날 안 후보는 “일주일이 지나도록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대답이 없었다”며 야권 후보 단일화 결렬을 선언했다. 그러자 10시간여 만에 이 후보가 “안 후보의 구체제 정치 종식과 새정치를 향한 정치 교체의 열망과 의지에 공감한다”는 글을 올린 것이다.

다만 당장은 안 후보의 완주 선언을 꺾는 모양새가 될까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들에게 “어제 (페이스북) 글은 꽤 고민해서 쓴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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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선 후보가 16일 저녁 천안 단국대병원에 마련된 국민의당 고 손평오 논산·계룡·금산 지역선대위원장의 빈소를 조문한 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를 위로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일정에 없던 '깜짝 방문'으로 주변을 놀라게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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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통화에서 “안 후보가 완주한다고 했으니 안 후보의 의사가 중요하다. 그걸 존중해야 할 것”이라면서 “오늘은 더 할 말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전날 “저희(민주당)는 안 후보가 제시한 과학기술 강국 어젠다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잘 수용할 자세가 돼 있다”고 공개 선언했지만, 일단은 안 후보 측 반응을 지켜보겠다는 의미다.



단일화 대신 ‘연대·통합’



민주당 안팎에서는 안 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공개 제안한 13일 이전부터 ‘이재명·안철수 연대’ 성립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적잖았다. “안철수와 연합할 수만 있다면야 해달라는 것은 다 해줘야 하지 않겠나”(민주당 중진), “과학기술 전문성, 감염병 대응, 국제적 네트워크 등을 생각하면 안철수는 실권형 국무총리를 하래도 충분히 할 만한 사람”(여권 원로) 등의 말이 물밑에서 거론됐다.

안 후보가 제안 일주일만에 야권 단일화 가능성을 닫은 걸 두고 이 후보의 핵심 측근 의원은 “저쪽(국민의힘) 하고 안 됐는데 다시 우리가 안 후보에게 단일화를 하자는 것도 조금 우습다. 대신 단일화 보다도 이 후보가 정치 혁신, 변화에 대한 공감을 표시한만큼 자연스럽게 연대하는 방안은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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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코로나 피해 극복과 대응 방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며 잠시 목을 축이고 있다. 그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코로나 피해 극복 및 대응방안’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 K-방역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 ”이라며 ‘3차 접종자에 한해 거리두기 24시로 완화’ 등을 포함한 방역체계 변화를 정부에 요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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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최고위 참석자도 이날 통화에서 “사실 안 후보가 윤 후보와의 단일화를 포기하고 이 후보와 단일화하는 것은 모양새가 어색하다”면서도 “우리는 단일화보다는 통합 정도를 얘기 하자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집권한다면 안 후보에 대한 역할 분담 등의 얘기는 지금 서로 나눌 수 있다”고 내다봤다.



安에 손 뻗는 李 속내는



당장 윤 후보와 안 후보가 뭉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한 이 후보가 가능한 모든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고 움직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준호 에스티아이 대표는 “이 후보는 지금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기)’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안 후보에 손을 뻗는 것은 아직 누구를 찍을지 확실히 정하지 않은 안철수 지지층에게 ‘이재명을 찍어달라’는 신호를 보내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강훈식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은 “단일화 결렬 이후 정권 재창출이냐, 정권 교체냐의 양비론적 시각은 힘을 잃을 것”이라면서 “사실상 인물 구도가 복원되는 시간이 됐다. 나아가 윤 후보를 포위하는 구도가 될 확률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야권 단일화 실패에 대해 “윤 후보의 ‘속좁은 정치’가 드러났다. 안 후보 지지층에게 그렇게 모멸감을 주며 국민통합을 할 수 있을 것인가 회의적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날 당내에서도 “최악은 피했다”(수도권 중진), “일단 한 시름 덜었다”(서울 재선)며 야권 단일화 결렬 자체를 반기는 반응이 많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안철수 완주 효과’에 대한 회의론도 나왔다. 당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이 후보 지지율에 약간의 플러스가 있을 수 있지만 크게 전체 판도를 좌우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면서 “거기에 지나치게 기대해 안 후보 측에 작업을 하려는 것도 전력 낭비”라고 말했다.

심새롬·김준영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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