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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돌고 돌아 막판까지 ‘주술 대 대장동’…李·尹 서로 “정작 니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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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는 20일 유세에서 등에 ‘공약 9단 이재명’이라 새겨진 도복을 입고 송판 격파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의 '어퍼컷 세리머니'를 의식, 역동성을 강조한 변화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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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측이 약속한 듯 서로에게 “사죄”를 요구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대장동 특혜 의혹이, 윤 후보는 자신의 신천지 연루 의혹이 상대의 근거 없는 “음해 공작”, “음모”라고 주장하면서다.



尹, “李는 범죄자”



백혜련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이 후보에 거짓 누명을 씌우려 한 윤 후보와 국민의힘은 당장 사죄하라”며 “오늘 공개된 녹취록에는 김만배-윤석열 특수관계를 입증하는 내용이 나온다”는 논평을 냈다. 이날 우상호 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이 기자간담회를 열어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화천대유) 대주주 김씨와 동업자인 회계사 정영학씨 간 추가 통화 녹취록을 공개한 직후다.

우 본부장은 김씨가 “윤석열 영장 들어오면 윤석열은 죽어”, “(윤 후보가) 되게 좋으신 분이야. 나한테도 꼭 잡으면서 ‘내가 우리 김 부장 잘 아는데, 위험하지 않게 해’(라고 했다)”라고 말했다는 녹취 내용 판넬을 들고 나와 읽은 뒤 “오늘 공개로 윤 후보와 김만배는 깊은 관계이고, 윤 후보의 치명적 약점이 김만배에게 노출돼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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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0일 오전 경기 수원 장안구 만석공원 유세에서 “제가 막 모여서 행사하면서 마스크 벗는 걸 뭐라고 했지, 규칙을 지키면서 마스크 벗는 것을 뭐라고 했느냐”며 “적반하장이다. 꼭 방귀 뀐 뭐가 화낸다고, 이 행태가 이해가 안 된다”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비판했다.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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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가 최근 ‘방어→공격’으로 대장동 대응 기조를 옮긴 것의 연장선상이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 수원 유세에서 대장동 특혜 의혹과 관련해 “내가 (이익의) 70%를 뺏었더니 왜 30%를 못 뺏었느냐고 욕하고 있다. 지들이 해 먹었으면서”라고 국민의힘과 윤 후보를 비난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날 “김만배 씨는 주변에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징역 3년 정도 살고 나오겠지’라고 예측했다”면서 “윤 후보는 김만배 씨와 어떤 친분도 없다는 사실을 국민 앞에 떳떳하고 명백하게 밝힌 바 있다”(이양수 수석대변인)고 반박했다.

윤 후보는 ‘이재명=대장동 범죄자’ 메시지에 더욱 힘을 주고 있다. 그는 지난 19일 울산 유세에서 “대장동 썩은 냄새가 여기까지 진동한다. 김만배 혼자 먹지 않았을 것이다. 공범이 아주 많을 것”이라며 “이런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민 민주당 핵심 실세들을 한국 정치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범’이라는 수사 용어에 이어 ‘비즈니스 공동체’, ‘카르텔’, ‘군벌’ ‘끼리끼리’ 등을 차례로 거론, 이 후보와 여권을 뭉뚱그려 비판하는 전략이었다.



李, “尹은 독재자”



한편 신천지 등 ‘사이비·무속’ 논란에선 민주당의 집요한 공세에 윤 후보가 내로남불 프레임으로 맞서고 있다. 지난 17일에도 민주당에선 고민정 등 기독교·천주교 의원 54명이 “신천지의 상징과도 같은 이만희 교주의 L자 손가락, V자 표시와 윤 후보의 L자 손가락, V자 표시는 과연 우연의 일치라고 할 수 있겠냐”며 이 후보의 ‘윤 후보-신천지 연루설’ 공세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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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0일 서울 중구의 한 방송사에서 광고 촬영을 앞두고 분장을 하기 위해 마스크를 잠시 벗고 있다. 이날 윤 후보 선대위는 "우상호 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이 김만배 씨의 재판기록에 첨부된 녹취록을 확보했다고 한다. 그 중 윤석열 후보에 대한 허위 발언 부분만 발췌하여 공개했으나 내용이 모두 허위임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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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20일 허정환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정작 신천지와 밀접하게 연관된 세력은 민주당 내에 있음이 자중지란으로 드러났다”면서 “이 후보와 민주당이 ‘윤석열-신천지 연관설’을 퍼트리며 공격한 것이 음모와 계략이다. 윤 후보에 사과부터 하라”고 논평했다.

방송인 김어준씨가 지난 18일 유튜브 ‘다스뵈이다’에서 “작년 10월 민주당 경선 3차 슈퍼위크에 신천지가 개입했다”고 주장한 게 역공의 빌미를 줬다. 신천지가 이낙연 당시 경선 후보를 조직적으로 지원했을 수 있다는 취지의 김씨 발언에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에서 “우리 당원과 주권자 국민을 사이비 종교 세력으로 모독한 것을 사과하라”고 반박했다.

최근 이 후보는 윤 후보의 주술 논란을 ‘비민주·독재자’ 프레임과 연결하고 있다. 17일 광화문 유세에서 “비선실세가 국정을 농단하는 비정상, 비민주성을 극복하고 진정한 민주공화국으로 한 발 더 다가왔다”면서 “최모씨(최순실)는 점은 좀 쳤는지 모르겠지만 주술을 하지는 않은 것 같다. 주술에 국정이 휘둘리면 되겠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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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충남 계룡시의 한 교차로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유세차량이 나란히 서 있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21일 저녁 8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첫 TV토론회에서 대장동, 신천지 의혹 등과 관련해 맞붙을 전망이다. 김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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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앞서 윤 후보 측은 검찰총장 시절 신천지 압수수색 거부 논란에 대해 “당시 대검찰청은 중대본이 방역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강력히 반대하자, 내부 회의를 거쳐 임의 자료제출 형식으로 수사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12일 해명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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