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 차림 선호했던 이재명도 호남에선 점퍼
‘어퍼컷 세레머니’ ‘태권도복 유세’ 등도 화제
윤석열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가 2022년 2월15일 부산 서면에서 지지자의 환호에 어퍼컷(올려치기) 자세를 취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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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래 전국 유세로 광폭 행보를 했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당 점퍼’를 지역마다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후보가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했던 ‘어퍼컷 세레머니’나 이 후보의 ‘태권도복 유세’도 화제다.
윤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5일 경부축인 대전, 대구, 부산으로 유세를 다니며 앞부분에 ‘윤석열’과 기호인 ‘2’가 크게 쓰인 당 점퍼를 입었다. 그러나 이틀 차인 16일 오전 광주에선 넥타이를 매지 않은 채 짙은 남색 양복을 입었고, 오후 원주에선 양복에 빨간 목도리를 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17일 서울·수도권인 안성·성남·용인·송파에서는 검은 점퍼를 걸쳤는데, 서초·종로 유세를 할 땐 당 점퍼로 갈아입었다. 상대적으로 지지기반이 약한 지역에서는 당 색깔을 빼려는 의도가, 전통적인 지지층이 모인 곳에선 당 색깔을 부각해 결집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다만 18∼19일 재차 영남을 방문했을 땐 검은 양복을 입고 유세연설을 했다.
이 후보도 열세 지역에서는 정장 차림으로, 우세 지역에서는 파란색의 당 점퍼를 입고 선거유세를 벌이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해 10월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된 때로부터 줄곧 정장 차림을 선호해왔다. 15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직후에도 부산, 대구, 서울 등 험지를 찾을 때는 넥타이를 맨 정장 위에 검은색 코트를 입었다.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 목도리나 운동화 등을 착용한 적은 있지만, 당 점퍼를 입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이 후보가 처음 파란 점퍼를 입고 유세 현장에 나선 것은 호남을 방문한 18일이 처음이다. 이 후보는 이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수차례 언급하며 호남 민심에 호소했고, 19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에서 유세할 때도 당 점퍼를 입었다.
이에 대해 이 후보가 민주당 전통 지지세가 강한 호남에서는 자신이 ‘민주당의 후보’임을 부각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후보 복장에 특별한 기준은 없다”면서도 “그날그날의 상황이나 메시지에 따라 오전에 어떤 복장으로 유세할지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정장 차림을 상대적으로 선호해온 것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신뢰와 안정감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만석공원에서 열린 '검증된 실력과 성과, 대한민국을 위해 일하겠습니다!' 수원 유세에서 박상현 전 태권도 선수로부터 받은 '공약 9단' 도복을 입고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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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수원, 안양 등에서 유세한 20일에도 당 점퍼를 입었지만, 이날 오전 수원 유세 현장에서는 등판에 ‘이재명 공약 9단’이라고 적힌 하얀색 태권도복을 입고 나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후보는 태권도복을 입은 채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핸드볼 금메달리스트 출신 임오경 민주당 의원이 든 ‘자영업자 고통’이라고 적힌 송판을 오른손 주먹으로 격파했다. 유세 현장에서 시각적으로 분명한 볼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언론과 유권자들의 주목도를 높이려는 시도다.
한편 윤 후보는 유세 현장에서 청중들의 환호에 ‘어퍼컷 세레머니’로 답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기도 하다. 15일 부산에서 지지자들이 환호하자 주먹을 쥐고 어퍼컷을 날리는 세레머니를 처음 시도했는데, 일종의 ‘밈’(인터넷으로 전파되는 화젯거리)으로 퍼진 것이다. 이에 유세 현장에선 지지자들이 “어퍼컷을 해달라”고 요구하거나, 동행하는 의원들이 “우리 지역에서도 해달라”며 요청하기도 했다. 윤 후보의 세레머니 중엔 ‘기호 2번’과 ‘승리’를 상징하는 브이(V) 표시를 하늘로 찌르는 듯한 포즈 역시도 자주 언급된다.
이와 관련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8일 <시비에스>(CBS) 인터뷰에서 “윤 후보가 흥이 있고 분위기를 좀 잘 타서 밈들을 생성할 수 있는 끼가 있다”며 “대중이 열광하는 분위기 속에서 굉장히 적절한 본인의 밈을 찾아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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