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시장이 있기 전과 후의 성남시가 달랐다. 이재명이 있기 전과 후 경기도가 달랐다. 이재명이 있기 전 대한민국과 이재명이 대통령인 대한민국은 완전히 다를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0일 자신의 성남시장·경기지사 시절 성과를 부각하며 ‘정치적 고향’ 경기도를 집중 공략했다. 그는 경기도민들을 향해 “공직자 한명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나 큰 변화 만들 수 있는지 성남시와 경기도에서 보시지 않았느냐”며 “여러분이 ‘이재명 뽑았더니 일 열심히 하더라. 내 삶이 바뀌더라’고 전국에 알려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보수 원로로 꼽히는 김장환 목사가 설립한 수원 중앙침례교회에서의 예배를 시작으로 수원·안양 등 경기 남부 지역을 훑었다. 수원 만석공원 유세에서 그는 계곡 정비, 불법사채 전단지 단속, 어린이집 ‘무상 과일’ 정책 등 본인의 경기지사 시절 성과를 설명하며 “저는 경기도민이 만들어준 길을 따라왔고 앞으로 여러분이 열어주는 길을 향해 걸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0일 경기 수원 만석공원 유세에서 '공약 9단 이재명'이라 적힌 태권도복을 입은 채 연설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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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 경기서도 尹과 박빙…“숙련된 프로에게 맡겨달라”
경기도는 이 후보의 핵심 지지 기반임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상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박빙 구도인 지역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 발표한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이 후보의 인천ㆍ경기 지역 지지율은 36%로 윤 후보와 동률이었고, 17일 나온 전국지표조사(NBS)에서는 이 후보가 28%, 윤 후보가 40%로 이 후보가 열세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0일 경기 안양 중앙공원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곳 유세에서 "'1기 신도시 특별법'을 만들어서 리모델링, 재건축 제대로 해서 좋은 집에서 편하게 살게 하겠다"고 공약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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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한 경제 대통령’을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이 후보는 부동산 투기 문제에 대해 “아예 원천 봉쇄하는 방법을 생각해냈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개발에) 투자할 기회를 가상자산으로 만들어서 거래할 수 있게 하겠다”며 “전 국민이 갖고 있는 (가상자산) 플랫폼이 만들어지면 어느 정도의 경제 효과가 생길지 경제학자들한테 물어보라. 이게 바로 새로운 경제”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방역 관련해서도 “이제 코로나도 위험한 곰에서 작은 족제비로 바뀌었다”며 “제가 (당선돼서) 3월 10일이 되면 불필요한 과잉 방역 중단하고, 부스터샷을 맞은 분들에게는 밤 12시까지 자유롭게 영업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0일 오전 경기 수원 만석공원 유세에서 태권도복을 입고 '코로나 위기'라고 적힌 송판을 격파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현장 유세를 역동적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 이 후보가 직접 낸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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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국회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협상에 대해서도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꼭 오늘 해야 되느냐’고 그랬다더라”며 “오늘 안 하면 당장 죽는 사람이 있다. 사람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엄혹한 환경에서 ‘국민이 더 고통받으면 우리한테 유리하겠지’라며 추경 편성을 못 하게 막는 것을 용서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이 당선되면 곧바로 특별 추경 아니면 긴급재정 행정명령권을 행사해서라도 50조원을 확보해서 확실하게 다 보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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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폭탄주 대장’ 연산군 택하겠나”
윤석열 후보를 향한 날 선 공세는 찬조연설에 나선 의원들이 맡았다. 수원 유세에서 이 후보에 앞서 무대에 오른 김영진 사무총장은 윤 후보를 연산군, 이 후보를 정조에 빗대 “조선의 ‘폭탄주 대장’ 연산군을 선택하겠나, 조선의 개혁군주 정조를 선택하겠나. 폭탄주 30잔으로 밤새는 후보를 선택하겠나, 위기를 기회로 살릴 이재명을 선택하겠나”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선거유세 중 처음으로 ‘노 마스크’ 연설을 선보인 이 후보는 마스크를 쓰지 않는 윤 후보를 연일 지적하다가 자신도 벗은 것에 대한 일각의 비판에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제가 막 모여서 행사하면서 마스크 벗는 걸 뭐라고 했지, 규칙을 지키면서 마스크 벗는 것을 뭐라고 했느냐”며 “적반하장이다. 꼭 방귀 뀐 뭐가 화낸다고, 이 행태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실외에서는 타인과 2미터 이상일 경우 마스크를 벗는 것이 가능하다’는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이날도 무대 위 수행 인력 등을 물러서게 한 뒤 마스크를 벗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0일 오전 경기 수원 만석공원 유세에서 '코로나 위기'라고 적힌 송판을 격파했다. 이 후보는 전날에는 "코로나 쬐깐한 거 확 한번 차 불겠다"며 발차기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김상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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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전날 발차기 퍼포먼스를 선보였던 이 후보는 이날은 태권도복 차림으로 송판을 격파하며 역동성을 끌어올렸다. 그는 수원 유세에 참석한 전직 체조 국가대표 선수 여홍철씨 등이 건넨 도복을 입고 ‘코로나 위기’, ‘자영업자 고통’이라 적힌 송판을 주먹으로 격파했다. 이 후보는 등판에 ‘공약 9단 이재명’이라 새겨진 도복을 그대로 입은 채로 30여분간 연설을 이어갔다. 선대위 관계자는 “현장 유세가 다소 밋밋하다는 내부 의견이 있어 여러 참모의 제안 중 ‘발차기’를 어제는 즉석에서 선보인 것”이라며 “오늘 송판 격파는 코로나19라는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뜻에서 후보가 직접 낸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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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서 맨날 욕만”…李 말에 지지자들 취재진에 물리력
이날 유세 중에는 이 후보가 언론 보도에 불만을 표하자 지지자들이 취재진에게 물리력을 행사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후보가 안양 유세 도중 “미안한 얘기지만 언론에서 저는 맨날 욕만 한다. 저는 요만한(자그만한) 게 이만하게(커다랗게) 나온다. 상대방은 이만한(커다란) 게 요만하게(자그만하게) 나온다”라고 말한 게 발단이었다. 이 후보의 발언에 일부 청중들은 유세차 앞에 앉아있던 취재진을 향해 “얘네들이 문제야” 등의 야유를 하며, 풍선으로 머리를 수차례 내려쳤다.
이에 대해 민주당 선대위는 입장문을 내고 “일부 청중들이 취재 방해 행위를 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취재진에 대한 물리적 행위나 취재방해 행위에 단호하게 반대하며, 이같은 행위에 단호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원·안양=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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