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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치는 노무현, 국밥 먹는 이명박...역대 최고 대선CF는? [대통령의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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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연설> 연재 번외편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역대 대통령의 대선 TV광고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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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연설] 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됐습니다. 각 후보들의 지방 유세가 본격화되고 선거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데요. 지난 15일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첫 TV광고가 공개됐습니다. 이 후보는 자신을 향한 각종 비난을 광고 첫머리에 배치하며 이를 인정하고 사죄하는 광고를 선보였습니다. 통상 정치인들은 상대의 네거티브 공세에 대응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택하는데요. 진위를 따져 자신의 잘못이 없다고 증명해서 얻는 이득보다 그 과정에서 각종 의혹이 국민 뇌리에 각인되는 손해가 크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 후보는 오히려 자신이 앞장서 공격거리를 알려주는 파격적인 방식의 광고를 택했습니다. 단순 조회 수만 비교하면 이 후보의 광고는 20만회를 일찌감치 넘어서 윤 후보 광고(약 6만회)보다 화제성 측면에서는 앞선 것으로 나타납니다. 다만 화제가 된 것이 선거에 도움이 될지는 지켜봐야 알 수 있는 일일 테고요. 윤 후보는 '국민이 키운 윤석열'이란 슬로건을 앞세워 현 정권에 맞서 성장해온 정체성을 강조했습니다.

두 후보의 대선 광고를 보며 많은 분들이 과거 대선에서 등장했던 광고들을 떠올리셨을 텐데요. 최근 대통령 4명의 유명했던 광고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소개하는 순서는 조회 수 역순입니다.

◆ 오른쪽 뺨 자상(刺傷) 드러낸 박근혜/ 2012년 대선광고 '박근혜의 상처', 조회수 약 7만900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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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2012년 대선광고<출처=국민의힘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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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표 시절이던 2006년 괴한에게 습격당해 오른쪽 뺨에 약 11㎝의 자상(刺傷)을 입은 일이 있습니다. 이후 침착한 대처를 보여 많은 국민들에게 신뢰감을 안겨줬는데요.

2012년 대선 CF에서 이를 전면에 내세우며 자신이 준비된 대통령임을 강조했습니다. 당시 사건 현장 사진, 오른쪽 뺨을 다 덮는 반창고를 붙인 모습부터 상처 부위를 클로즈업하는 장면까지 이어지는데요. 모든 장면에서 박 전 대통령이 침착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이 CF에는 영상이 전반적으로 차분한 톤에 박 전 대통령도 진중한 표정으로 등장하는 장면이 많습니다. 상대였던 문재인 후보가 정치권에 본격 등판한 지 얼마되지 않았던 시점인 것을 감안해 안정감을 어필하려는 전략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 세월호에 눈물 훔치는 문재인/ 2017년 대선광고 '사진작가'편, 조회수 약 23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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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2017년 대선광고<출처=문 대통령 공식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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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선에서 복수의 CF를 제작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한 것은 그해 4월 21일 공개된 '사진작가'편입니다. 이 광고는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박종우 씨의 잔잔한 내레이션과 함께 '세월호 참사 3년 기억식'에 참석한 문 대통령의 모습만 비춰줍니다.

세월호 참사 대응에 실패한 당시 정권을 비판하는 동시에 문 대통령은 피해자·유가족들과 공감할 수 있는 후보라는 점을 부각시킨 광고죠.

영상 막바지에 문 대통령이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나오며 "가슴 아픈 일에는 눈물을 흘릴 줄 아는 대통령을 갖고 싶다"는 내레이션이 등장하는데요. 문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슬픔을 억제하고 차분하게 장례를 진행했던 일을 상기시키려는 의도가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노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색인 노란색 옷을 입은 이들이 문 대통령 뒤편을 메우고 있는 것도 당시를 떠올리게 하는 효과가 있어 보입니다.

◆ '경제대통령 이명박' 각인시킨 국밥 CF/ 2007년 대선광고 '욕쟁이 할머니', 조회수 약 93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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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 2007년 대선광고<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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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소개할 두 광고는 대통령선거 광고의 역사를 새로 쓴 광고들입니다. 그전까지는 CF를 봐도 마치 선거 유세 현장을 본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광고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후보와 함께 수많은 인파가 몰려다니는 장면으로 채워넣거나, 유쾌한 CM송에 맞춰 후보와 출연자들이 밝은 모습을 보여주는 식이었죠.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 광고는 한겨울 허름한 식당에서 이 전 대통령이 국밥을 먹는 장면을 담아냈습니다. 서민 출신으로 샐러리맨 성공 신화를 쓴 이 전 대통령의 소탈한 매력을 한껏 드러낸 수작으로 평가 받습니다.

영상 콘셉트에 맞춰 이 전 대통령의 연기도 일품이었는데요. 세월이 흐른 후 '먹방'이 큰 인기를 끌며 이 전 대통령의 먹방 실력이 화제가 되기도 했죠. 이 전 대통령의 정치 인생에서 최대 라이벌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독 길거리음식을 어색하게 먹는 것으로 유명해 많이 비교되기도 했습니다.

광고 제목인 '욕쟁이 할머니'는 이 전 대통령에게 정감 있게 비속어를 쓰며 국밥을 내어주는 식당 주인입니다. 대선 이후에도 이 전 대통령이 주목을 받을 때마다 언론이 찾을 정도로 유명 인사가 됐습니다.

이 전 대통령의 대선 광고는 조회 수가 93만회에 달해 앞서 소개한 다른 대선 CF들과 차원이 다른 조회 수를 자랑하고, 이후 수많은 2차 창작물이 등장해 오래도록 회자되는 중입니다.

◆ 기타치는 대통령 노무현/ 2002년 대선광고 '상록수', 조회수 150만회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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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2002년 대선광고<출처=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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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소개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 광고도 아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 광고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으리라 짐작합니다. 기타를 직접 연주하며 민중가요 '상록수'를 부르는 노 전 대통령의 광고인데요. 대통령 후보 개인을 부각시킨 최초의 대선 CF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전까지 대통령들은 대권을 잡기 전부터 근현대사 전반에 영향을 끼쳐온 탓에 마치 역사책 속 위인처럼 느껴질 인물들이었던 반면, 노 전 대통령은 한국 사회가 처음으로 맞이하는 '보통사람' 대통령이란 것을 강점으로 승화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죠. 이런 전략이 성공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이 상록수 CF였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당시 대선에서 압승이 예견돼 있던 탓에 CF가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지만, 노 전 대통령은 이 CF가 없었다면 역대급 접전이었던 2002년 대선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고 평가 받습니다.

기타를 치는 노 전 대통령의 TV광고는 워낙 다양한 채널에서 영상을 올려둔 탓에 정확한 조회 수를 집계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주요 채널에 올라온 것만 합쳐도 150만회를 넘기고, 이후 대선 CF에 끼친 영향까지 감안하면 정치적 견해를 떠나 최고의 대선 CF로 평가할 만합니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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