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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한국은 왜 중국에 흡수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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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사 연구자가 쓴 '제국과 의로운 민족'

연합뉴스

조선이 병자호란 때 항전한 남한산성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아시아 대륙 동쪽에 있는 한국은 예부터 정체성을 유지해 왔다. 바로 옆에 거대한 나라인 중국이 있음에도 독자성을 지켰다.

냉전사와 중국사를 연구하는 오드 아르네 베스타 미국 예일대 교수는 너머북스가 펴낸 신간 '제국과 의로운 민족'에서 조선이 건국한 1392년부터 약 600년간의 한중 관계사를 분석해 한국이 제국에 편입되지 않은 이유를 논한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정체성'과 '지식'이 한국이 살아남은 비결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15∼16세기 한반도인들은 그들의 나라를 '국'(國)이라 표현했고, 이때의 국은 인민과 영토 모두를 뜻했다"며 한국인의 정체성 확립에 '의로움'(Righteous)이라는 개념이 기여했다고 짚는다.

여기에서 의로움은 한국인이 다른 민족보다 더 의롭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저자는 한국 역사에서 의로움이 억압적 세력에 대항하는 가치로 소환됐다고 주장한다. 일례가 외침을 받았을 때 조직된 군대인 '의병'(義兵)이다.

아울러 조선 엘리트들이 충성심, 성실성, 결단력을 한반도의 자질로 꼽았으며, 유교와 의리의 수호자라는 인식을 강화하며 독특한 정체성을 만들어갔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또 조선이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지만, 조선 지식인들이 오히려 중국인보다 제국을 더 많이 알고 있었다고 본다. 이러한 지식의 우위를 바탕으로 한국을 포섭하려는 제국에 대항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조선이 오랫동안 국방과 외교를 중국에 의존하면서도 국내 문제는 스스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안보를 확보했다고 분석한다.

이어 "제국은 자비롭고 권위를 지닐 수 있었으며, 조선은 문명화되고 확고한 자세를 유지하면서 제국의 신뢰를 얻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현재의 한중 관계에 대해서는 그다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그는 "북핵 위기 해결을 위해 다른 국가와 협력하겠다는 중국의 의지는 긍정적이지만, 한국을 향한 고압적 자세와 북한의 변화를 내켜 하지 않는 태도는 좋지 않다"며 "지금 한반도에서 바랄 수 있는 최선은 군비 통제, 남북 간 긴장 완화, 정권이 무너질 때 북한을 포기하겠다는 중국의 정책"이라고 말한다.

옥창준 옮김. 228쪽. 2만원.

연합뉴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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